[마켓인사이트] 얼어붙은 비우량채 투자심리…한화건설·폴라리스쉬핑 수요 확보 실패

입력 2019-09-10 17:29   수정 2019-09-11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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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사이트 9월 10일 오전 4시 38분

신용등급 ‘BBB+’인 한화건설과 폴라리스쉬핑이 잇달아 회사채 투자 수요 확보에 실패했다. 지난 7월 대한항공과 (주)한진 채권이 대거 미매각된 이후 가라앉은 비우량채권 투자심리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연 3%대 초·중반 금리로는 비우량채권이 투자자의 관심을 끌기 어려워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1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화건설이 80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이날 기관투자가를 상대로 한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720억원의 매수주문만 들어왔다. 300억원과 500억원씩 모집한 2년물과 3년물에 각각 360억원의 투자 수요가 모였다.

지난 9일엔 중견 해운회사인 폴라리스쉬핑이 기관투자가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을 채우는 데 실패했다. 800억원 모집에 ‘사자’ 주문은 420억원에 불과했다.

한화건설과 폴라리스쉬핑은 최근 2~3년간 기관투자가 수요예측에서 ‘흥행몰이’를 이어가면서 공모 회사채의 발행금리를 낮추는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나란히 수요예측에서 투자자를 끌어모으는 데 실패했다.

무엇보다 수요예측에서 제시된 희망금리가 종전보다 크게 낮아져 기관투자가들이 매수를 주저했다는 평가다. 한화건설은 이번 수요예측에서 2년물은 연 2.48~2.98%, 3년물은 연 2.77~3.27%의 희망금리 범위를 제시했다. 폴라리스쉬핑은 △1년물 연 2.55~3.35% △2년물 연 3.53~4.33% △3년물 연 4.26~5.06%를 희망금리 범위로 제시했다. 지난해 9월 두 회사가 회사채를 발행할 때 제시했던 희망금리보다 1.7%포인트 가량 낮은 수준이다.

올해 7월 대한항공과 (주)한진이 회사채 투자수요 확보에 실패한 이후 투자자가 비우량채에 더욱 깐깐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당시 대한항공은 2500억원 모집에 750억원, (주)한진은 1000억원 모집에 610억원을 모으는 데 그쳤다. 두 회사 모두 2년물은 연 2%대 후반, 3년물은 연 3%대 초중반 금리로 발행했다.

IB업계 관계자는 “당시 팔리지 않은 대한항공과 (주)한진 회사채는 아직도 유통시장에서 모두 소화되지 못한 상태”라며 “간판급 기업마저 실적과 재무구조 악화로 신용등급이 줄줄이 낮아지다 보니 비우량채는 눈에 띌 만한 고금리가 아니면 투자자가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중견 건설사 한양은 고금리를 앞세워 회사채 투자 수요를 모으는 데 성공했다. 한양이 2년물 200억원어치 발행을 위해 9일 시행한 수요예측에 270억원의 매수 주문이 들어왔다. 한양은 투자자에게 연 5.1~6.1%를 희망금리 범위로 제시했다. 이 회사 신용등급은 폴라리스쉬핑과 같은 ‘BBB+’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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