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상고심 후 첫 현장 경영은 'AI연구소'…"불확실성 클수록 흔들림 없어야"

입력 2019-09-11 13:45   수정 2019-09-11 13:46


'국정농단 상고심' 판결 이후 잠잠하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현장 경영 행보를 재개했다.

11일 삼성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에 있는 삼성리서치를 찾아 삼성전자 세트부문의 차세대 기술전략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삼성리서치 경영진으로부터 주요 연구과제 진행 현황을 보고 받고 △차세대 통신기술 △인공지능(AI) △차세대 디스플레이 △로봇 △AR(증강현실) 등 선행기술 전략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이 이날 찾은 삼성리서치는 삼성전자 세트부문의 통합 연구 조직으로, 전 세계 14개 연구거점에서 1만여명의 인력들이 인공지능, 사물인터넷(IoT) 등 미래 신기술과 소프트웨어, 하드웨어의 융복합 기술 등 4차 산업혁명 기반기술에 대한 선행 연구를 진행하는 곳이다.

이 자리에는 김현석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삼성리서치 연구소장), 노희찬 경영지원실장 사장,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사장, 노태문 무선사업부 개발실장 사장, 조승환 삼성리서치 부사장, 전경훈 네트워크사업부장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 부회장은 "불확실성이 클수록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흔들림 없이 하자"고 경영진들에게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오늘의 삼성은 과거에는 불가능해 보였던 미래였다"며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기술로 새로운 미래를 만들고 철저하게 준비하고 끊임 없이 도전해 꼭 해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이 인공지능과 차세대 통신 등 미래 선행기술의 글로벌 R&D 허브로 꼽히는 삼성리서치를 찾은 것은 과거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를 선도하기 위한 강도 높은 혁신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은 지난해 인공지능, 5세대 이동통신(5G), 전장용 반도체 등을 미래 성장사업으로 선정하고 약 25조원을 투자해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인 인공지능 분야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작년까지 한국, 미국, 영국, 러시아, 캐나다 등 5개국에 AI연구센터를 설립했다.

또 세바스찬 승 교수(미 프린스턴대), 위구연 교수(하버드대), 다니엘 리 교수(코넬대) 등 세계적인 석학을 영입하는 한편 세계 선진 연구자들과 협업도 병행하는 등 인공지능 역량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작년 초 본격적으로 경영 활동을 재개한 후 유럽, 북미 등으로 출장을 다니며 전 세계 석학들을 만나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사회 변화상과 미래 기술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핵심 인재 영입에도 직접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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