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 기록관' 건립과 관련된 논란에 격노하면서 기록관 건립 자체가 백지화 수순을 밟고 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11일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이 개별 기록관과 관련된 뉴스를 보며 '당혹스럽다'고 하면서 불같이 화를 냈다"며 "기록관을 원하지 않는다고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고 전했다.
앞서 국가기록원은 "2022년 문재인 대통령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세종시에 설치된 대통령 기록관의 공간 부족과 전임 대통령의 기록물 열람권 보장과 이를 통한 적극적인 기록물 이관·보존 유도 필요성을 고려해 개별 대통령 기록관 설립을 추진하겠다는 것.
역대 대통령의 기록물을 함께 보관하는 대통령 기록관이 아니라 미국처럼 개별 대통령별 기록관을 세워서 기록유산으로 만들겠다는 구상도 전했다.
문제는 건립비용이었다. 국가기록원은 문 대통령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에 172억 원을 들여 개별 기록관을 건립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국민이 먹고살기 어려운데, 아직 임기가 절반 남은 현직 대통령이 국민 세금으로 기록관을 짓겠다고 한다"며 날을 세웠다.
고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개별 기록관은 국가기록원의 필요 때문에 추진하는 것으로 국가기록원이 판단할 사안"이라며 "개별 기록관 건립을 지시하지도 않았으며, 그 배경은 이해하지만 왜 우리 정부에서 시작하는지 모르겠다. 당혹스럽다"고 말했다고도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개별 대통령 기록관 설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면서 개별 기록관 설립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개별 대통령 기록관은 2007년 제정된 '대통령기록물관리법'에 설립 근거가 마련돼있었다. 하지만 그동안에는 추진되지 않았다 이번에 처음으로 언급이 됐다.
개별 기록원 설립은 국가기록원 자체 사업이기에 문 대통령의나 청와대의 결재가 필요한 사안이 아니라는 점에서 보고가 없었다는 게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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