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NHK에 따르면 하시모토 세이코(橋本聖子) 장관은 전날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욱일기가 정치적 의미에서 선전이 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결코 그런 것이 아니라고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욱일기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장기의 태양 주변에 붉은 햇살이 퍼져 나가는 모양을 그려 넣은 군기로,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이다.
NHK는 하시모토 올림픽 장관이 욱일기의 경기장 반입에 문제가 없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가 취임 일성으로 경기장 내 욱일기 반입에 찬성하는 입장을 밝히면서 한국 정부와 체육 관련 단체들은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2020 도쿄올림픽ㆍ패럴림픽 조직위원회'는 올림픽 공식 시설 내 욱일기 사용과 반입 금지를 요청하는 대한체육회의 질의에 지난 3일 "욱일기는 일본 내에서는 물론이고 각종 국제대회에서도 큰 문제없이 사용되고 있다. 그 자체가 어떤 정치적 의도를 담고 있지 않아 금지 품목이 아니다"라며 욱일기 허용을 밝혔다.
그러자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11일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앞으로 박양우 장관 명의의 서한을 보냈다. 여기엔 욱일기에 대한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의 입장에 대해 깊은 실망과 우려를 표하고, 욱일기 사용의 부당성을 설명하면서 사용 금지를 조치할 것을 요청했다.
문체부는 서한을 통해 "욱일기는 19세기 말부터 태평양전쟁을 비롯한 일본 제국주의의 아시아 침략 전쟁에 사용된 일본 군대의 깃발이며, 현재도 일본 내 극우단체들의 외국인에 대한 차별과 혐오 시위 등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대한장애인체육회도 전날 일본 도쿄 패럴림픽 단장회의 3차 본회의에서 욱일기를 경기장에 반입하는 것에 대해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했다. 중국 장애인체육회도 여기에 공식적으로 지지했다.
하지만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는 "아직 발생하지 않은 가정적인 상황에 대해 답변하기 힘들다"며 "한국과 중국이 동의한다면 추후 별도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IOC도 여전히 소극적인 자세만 취하고 있다. IOC는 최근 NHK의 질의에 대해 "경기장은 어떠한 정치적 주장의 장소가 되선 안 된다"며 "대회 기간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개별적으로 판단해 대응하겠다"라고만 했다.
한편 하시모토 올림픽 장관은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 여자 1500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동메달을 따는 등 동·하계 올림픽에 모두 7차례나 출전한 운동선수 출신 정치인(참의원 5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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