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건강이야기] 가족력이 중요한 이유

입력 2019-09-15 17:07   수정 2019-09-16 00:08

가족은 함께 밥을 먹고 생활하면서 식습관과 운동습관 등 생활습관을 공유하는 공동체다. 이 때문에 가족은 비슷한 질병에 노출될 가능성도 높다. 또 암, 고혈압, 당뇨 등 일부 질병에는 유전적 요인도 중요하게 작용한다.

가족력을 평가할 때는 보통 3대에 걸쳐 가족 구성원이 가지고 있는 건강과 질병 정보를 조사한다. 가족은 유전자, 환경 그리고 생활양식을 공유하므로 가족력을 잘 살펴보면 자신에게 발생 위험이 높은 질환을 찾아낼 수 있다. 가족 중 누군가가 특정 질병을 가지고 있었다면, 자신도 그 질병의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게 사실이지만 그 질병이 필연적으로 발생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가족력을 바탕으로 자신의 질병 위험도를 파악하고, 이를 예방하기 위해 정기검진과 함께 잘못된 생활습관을 교정할 수 있다.

가족력과 관련성이 높은 만성질환으로는 고혈압, 제2형 당뇨병, 심장병, 고지혈증, 뇌졸중, 골다공증 등이 있는데 이들 질환은 유전적 소인 못지않게 생활습관과도 관련이 높다. 위암, 대장암, 유방암, 폐암 등 각종 암도 가족력과 관련이 높은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고혈압은 부모보다는 형제자매 간의 가족력이 강하다. 질병관리본부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가족력이 없는 사람은 고혈압 발생률이 4%에 불과했지만, 부모가 고혈압인 경우 약 30%, 형제자매가 고혈압인 경우 57%는 자신도 고혈압이라고 한다.

부모 중 한쪽이 당뇨병을 앓았거나 앓고 있다면 본인이 당뇨병에 걸릴 확률은 15~20% 정도로 높고, 부모가 모두 당뇨병이라면 그 확률은 30~40% 이상으로 올라간다. 따라서 가족력이 있다면 20대부터 꾸준히 혈당을 측정하고 빵이나 과자, 탄산음료 등은 적게 먹고 채소와 단백질 위주의 식사를 해야 한다.

가족력이 있는 사람의 위암 발병 위험은 두 배를 넘는다. 부모나 형제 중 한 명이 대장암이라면 대장암에 걸릴 위험이 2~3배 정도 높아지고, 부모나 형제 중 두 명이 대장암일 때는 3~4배로 증가한다. 어머니나 자매 중 유방암 환자가 있는 경우 두 배, 어머니나 자매 중 두 명 이상의 유방암 환자가 있는 경우 세 배 정도 높아진다고 한다. 부모가 폐암일 때 자녀가 폐암에 걸릴 위험률은 2.9배 정도이고 형제자매가 폐암일 경우는 3.13배로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전적인 요인은 바꿀 수 없더라도 일반적인 권고 기준보다 일찍 정기검진을 시작해 조기 발견해 치료하고, 생활습관을 개선해 위험 요인을 관리함으로써 암 발생 위험을 낮추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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