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일본 불매'에 사우디 드론 피폭까지…날기 힘든 LCC

입력 2019-09-16 14:10   수정 2019-10-15 00:31


'보이콧 재팬(일본 불매운동)'이 장기화하며 시름이 큰 저비용항공사(LCC)들에게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 피폭이란 악재가 등장했다.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항공유가 상승과 이로 인한 실적 부담 가중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을 국제유가가 항공사에 반영되는 시차가 평균적으로 한 달 반 가량인 만큼 사안의 장기화 여부에 달려있다고 진단했다.

16일 오후 1시36분 현재 에어부산은 전 거래일보다 100원(1.56%) 내린 6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국내 1위 LCC 제주항공과 진에어 등도 소폭 약세다. 반면 티웨이항공은 장중 반등해 소폭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국제유가 동향이 항공사 영업비용의 20~30%를 차지하는 유류비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 피폭 사안에 대해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미 전략비축유 방출을 승인했다고 밝히는 등 시장 안정 조치가 나오면서 사안이 장기화되는 않을 것이란 기대로 이날 주가 낙폭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 피폭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 기조의 장기화에 (항공주 단기 투자심리가) 달려있다"면서도 "그동안 원·달러 환율이 안정되지 않으면서 항공주가 유가 하락 수혜를 보지 못했지만 최근 환율이 안정된 만큼 유가 상승분을 일부 상쇄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항공사별로 차이는 있으나 1~3개월의 시차를 두고 유가가 반영된다"며 "현재 유가 수준이 1달 이상 장기화된다면 실적에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공급 과잉과 일본 여행 불매 운동, 홍콩 시위 등의 여파로 이미 흐린 LCC의 하반기 실적 전망에 한층 먹구름이 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LCC들은 중국과 동남아 국가를 중심으로 남은 하반기 여행 수요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중국 노선의 경우 일부 신규 취항길이 다시 열리면서 중국 장자제, 하얼빈, 옌지 등에 대해 추가로 여행객 모객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신규·임시·부정기편 운항을 불허했으나 국내 LCC의 일부 노선 신규 취항을 최근 개별적으로 허가했다.

다만 일본 여행 불매운동 여파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만큼 LCC의 실적 전망은 밝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유성만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이달 초까지 일본 여객 노선의 약 50%가 동남아, 중국 등 노선으로 대체되고 있지만 일본 노선 고객을 완전히 흡수하지는 못하고 있다"며 "여행업계에 미치는 한·일 관계 악화에 따른 일본 여행 부진 지속 여파가 올해 말까지는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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