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한파' 이상기후에 한국도 더이상 안전하지 않다

입력 2019-09-16 15:35   수정 2019-10-13 00:31



전 세계가 이상기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달 5일 유럽연합(EU)의 기후변화 담당기구는 지난 7월 기상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 세계 기온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프랑스와 스페인 일부 지역의 기온이 섭씨 45도를 웃돌며 최고 기온을 경신했고 뉴욕과 워싱턴 DC를 포함한 미국의 10여개 도시에선 폭염·초열파 관련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전 세계의 기록적인 폭염으로 올여름에만 그린란드의 빙하가 9m가량 얇아졌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외신기자들과 함께 국내외의 다양한 이슈들을 살펴보는 아리랑TV 뉴스 토론 <포린 코레스폰던츠(Foreign Correspondents)> 17일 방송에서는 세계 기후변화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에 대해 이야기 나눠본다.

이러한 기후변화 현상에 대해 독일 도이치벨레(Deutsche Welle)의 파비안 크레츠머(Fabian Kretschmer) 기자는 “통계에 따르면 독일의 연간 폭염 일수가 10년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콘크리트가 많은 도심지역에 이런 현상이 부각되고 있고 어린이와 노인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또한 독일 남부지역에 있는 알프스 산맥의 빙하도 녹고 있고 이는 주변에 흐르는 강들의 수위에 영향을 끼치며 홍수와 가뭄을 유발하고 있다”면서 “기후변화는 삶에 크고 전반적인 영향을 가져온다”고 말했다.

미국 블룸버그BNA(Bloomberg BNA)의 켈리 카슬리스(Kelly Kasulis) 기자는 “미 연방정부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에는 미 동북부에서 이상기온과 해수면의 상승이 감지됐고 캘리포니아주에서는 극심한 가뭄과 산불이 발생했다. 캘리포니아는 미국 농산업의 중심지인데 물 부족 현상으로 위협을 받고 있다"면서 "이처럼 기후변화로 인해 사망자까지 발생하고 있으며 시민들의 건강상태가 악화되고 있다. 기후변화는 몇십 년 뒤의 문제가 아닌 오늘날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기상청이 발표한 ‘2018년 이상기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월 23일부터 2월 13일의 전국 평균기온이 1973년 관측 이래 두 번째로 낮은 영하 4.8도를 기록하는가 하면, 같은 해 8월에는 1907년 기상관측 개시 이래 111년 만에 최고 기온을 기록하였다.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 환자도 역대 최다를 기록했고 사망자 또한 48명이 발생해 이상기후의 증세를 직접적으로 겪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안지환 단장은 이러한 이상기후의 원인으로 "화석연료 소모가 증가하면서 지구의 대기층이 두꺼워 지고 복사열 방출이 줄어들게 되면서 평균 기온이 올라가게 된다. 지구의 평균 기온은 20세기에 비해 섭씨 0.6도가량 증가했다"면서 "온실가스는 대기권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지구의 대기권에 갇혀있는데 이는 폭염이나 한파 등 이상기온 현상을 유발하며, 이것이 기후변화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안지환 단장은 이에 따른 전문가와 지자체의 대응책을 소개하며 “사람들이 재활용에 더 쉽게 참여하는 것을 목표로 전문가들이 대책사업을 계획하고 있다”면서 "폐기물이 쌓이면 지하수가 오염되고 바다로 흘러 들어가서 미세 플라스틱이 축적되기 때문에 시민들에게 플라스틱병을 수거하도록 장려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세계는 기후변화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파비안 크레츠머 기자는 “독일에서는 석탄 화력발전소의 사용을 줄이고 이에 따른 공백을 신규 재생에너지로 많이 대체했다"면서 "현재 독일이 생산하는 전력의 40% 정도가 태양열과 풍력 등의 재생에너지로부터 나온다"고 전했다. 이어 "독일은 또한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원자력 에너지의 생산은 가까운 시일 내에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켈리 카슬리스 기자는 "미국 같은 경우에는 안타깝게도 기후변화 문제에 있어서 역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한 뒤로 본인을 포함해서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인물들도 크게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파리 협정에서 미국을 탈퇴시켰고 오바마 정권 때 제정한 많은 기후변화 관련 정책을 폐지했다"면서 "배기가스 기준이 낮아지고 벌목이 증가했으며 기후변화 연구에 투입되는 예산도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온실가스는 배출하는 국가로서 기후변화에 있어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나라다"라며 "안타깝게도 2016년을 기준으로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은 퇴보를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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