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톤 괴르네 "열망 품은 슈베르트의 숨은 명곡 들려줄게요"

입력 2019-09-16 17:07   수정 2019-09-17 02:58

“슈베르트가 남긴 가곡은 500곡이 넘지만 사실 사람들이 아는 것은 그중 50여 곡뿐이죠. 잘 알려지지 않은 아름다운 곡들을 많이 알리고 싶습니다.”


독일 출신의 세계적 바리톤 마티아스 괴르네(52)가 18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을 슈베르트 가곡으로 채운다. 20일엔 통영국제음악당 무대에도 오른다. 내한 공연을 앞두고 서면으로 만난 그는 “슈베르트는 음악을 통해 우리의 존재와 이루지 못하는 열망을 가장 독창적이고 천재적인 방식으로 표현했다”며 “이번 무대를 통해 관객들이 그런 음악을 함께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독일 가곡 스페셜리스트로 꼽히는 그에게 슈베르트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괴르네는 1987년부터 10년에 걸쳐 슈베르트 성악곡 전곡을 녹음했다. 그중 ‘겨울나그네’로 1997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올해의 베스트 음반상’을 수상했다. 이를 계기로 괴르네는 세계 성악계에서 ‘떠오르는 별’로 주목받았다.

이번 공연에서는 ‘소년과 죽음’ ‘지옥으로 떠나는 길’ ‘인간의 한계’ ‘방랑자의 노래’ ‘겨울밤’ ‘저녁별’ 등 지금껏 내한 공연에서 부르지 않았던 슈베르트의 명곡들을 들려줄 예정이다. 부드럽고 따뜻하면서도 어둡고 깊은 괴르네의 음색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괴르네는 가곡의 매력에 대해 “오래전 작곡된 곡들인데도 오늘날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을 노래한다”며 “그것이야말로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가곡이 여전히 가치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괴르네의 이번 공연이 더 눈길을 끄는 것은 반주자가 피아니스트 조성진(25)이어서다. 공연 제목도 ‘마티아스 괴르네, 조성진 그리고 슈베르트’다. 괴르네는 지난해 4월 조성진과 함께 오스트리아 빈과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으로 이어진 유럽 리사이틀 투어를 했다. 2015년 쇼팽 콩쿠르 우승자인 조성진이 예술가곡(리트)을 반주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휴고 볼프, 한스 피츠너 등의 프로그램으로 꾸며진 당시 공연에서 조성진은 ‘괴르네의 강렬함과 성숙한 통찰력에 뒤지지 않는 연주’(뮤직OMH)라는 평을 들었다.

괴르네는 “2년 전쯤 조성진이 파리에서 한 내 공연을 보러와 처음 만났다”며 “함께 공연해보자고 내가 제안했고 그 이후 멋진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성진과의 호흡에 대해 ‘완벽하다’고 표현했다. 괴르네는 당대 가장 빼어난 피아니스트를 파트너로 선택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알프레드 브렌델, 엘리자베스 레온스카야, 레이프 오베 안스네스, 크리스토프 에센바흐 등과 무대에 섰고 최근엔 2011년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서 우승한 다닐 트리포노프가 그의 무대에서 피아노를 연주했다. 괴르네는 “비슷한 음악적 취향과 성향을 갖고 있으면 좋겠지만 피아니스트는 노래하는 사람에게 맞춰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고유한 해석을 갖고 함께 연주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래서 솔로 피아니스트들과 함께 공연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2005년까지 뒤셀도르프 슈만 국립음악대의 리트해석 명예교수를 지낸 괴르네는 런던의 왕립 음악아카데미 명예회원이기도 하다.

무대에서 여전히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그지만 5년 후인 2024년께 은퇴를 염두에 두고 있다. 은퇴 후엔 유럽에서 오페라하우스나 페스티벌을 운영하고 싶다는 막연한 계획을 갖고 있다. “나이가 들면 아무래도 노래하기가 어려워요. 30년 넘게 노래를 해왔고 그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때까지는 지금처럼 변함없이 공연을 계속할 겁니다.” 괴르네는 프랑스 클래식 음반 레이블인 하르모니아 문디에서 작업 중인 ‘괴르네 슈베르트 에디션’ 프로젝트를 통해 12종의 음반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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