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용 면역세포치료제 개발 주력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은 누구에게나 투여할 수 있는 면역세포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이다. 2017년 10월 출시된 길리어드의 CAR-T세포치료제 ‘예스카타’는 환자 자신에게만 사용할 수 있지만 작년 한 해에만 2억6400만달러어치가 팔렸다. 범용 치료제가 개발되면 시장성이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달 툴젠과의 합병이 무산된 제넥신은 향후 유전자가위 기술을 활용해 면역 거부 반응을 없앤 CAR-T세포치료제를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유전자가위로 유전자를 편집해 면역세포를 세포주로 변형시키면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성영철 제넥신 회장은 “미국 바이오기업인 주노, 카이트 등도 유전자가위 기술을 활용한 면역세포치료제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엔케이맥스는 면역세포의 일종인 자연살해(NK)세포를 고순도로 대량 배양·증식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기존 면역세포치료제에 주로 사용되는 면역세포인 T세포의 단점을 NK세포가 보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면역 거부 반응이 생기는 T세포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어서다. 이 회사는 한국과 미국, 멕시코 등에서 임상 1상을 하고 있다. 보령제약 관계사 바이젠셀도 정상인이나 제대혈의 혈액을 사용하는 범용 면역세포치료제 ‘바이레인저’를 개발 중이다. 바이레인저는 항원에 비특이적 반응을 일으키는 면역세포인 ‘감마델파 T세포’를 대량 증식하는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다발성골수종, 간암, 폐암 치료 등을 목표로 한다.
생산기술 고도화 전략 택하기도
일부 바이오기업은 면역세포치료제 생산 기술을 고도화하는 전략을 택했다. 유틸렉스는 인체에 존재하는 1조 개의 T세포에서 환자가 가진 암에 반응하는 1만 개의 T세포를 효율적으로 분리·배양할 수 있다. 권병세 유틸렉스 대표는 “가장 큰 경쟁력은 생산 공정을 표준화, 규격화했다는 것”이라며 “T세포를 발현시키는 인자인 4-1BB를 활용해 분리하는 간단한 방식을 통해 상용화 가능성을 높였다”고 했다. 현재 연간 2000여 명의 치료제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111억원을 들여 증설 중이다.
앱클론은 국내 최대 규모의 CAR-T세포치료제 생산 시설을 구축하기 위해 지난달 경기 시흥 일대 토지 4276㎡를 87억원에 사들였다. 이 부지에 연구개발 회사, 생산설비, 전문 병원 등을 세워 전용 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CAR-T세포치료제는 세포 추출 및 배양, 유전자 조작 등을 병행해야 하고 사용 기한이 짧아 접근성이 매우 중요하다”며 “킴리아를 공동 개발한 펜실베이니아대 주변에 관련 인프라를 구축한 노바티스가 좋은 사례”라고 했다.
박셀바이오는 면역세포치료제 자동화 생산 공정을 개발하기 위해 글로벌 바이오기업 써모피셔사이언티픽과 손을 잡았다. 써모피셔사이언티픽의 스마트팩토리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면역세포치료제 생산을 최적화할 계획이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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