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과거에 있었던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과의 갈등설을 사실상 시인했다.
16일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김 차장이 강 장관 후임 장관으로 올 가능성을 거론하며 강 장관에게 “예전에 김 차장과 다툰 적이 있지 않냐.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 당시 김 차장이 외교부 직원을 불러다 혼내고, 강 장관과 싸우다가 말미에는 영어로 싸웠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강 장관은 “부인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두 사람의 충돌은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순방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김 차장이 외교부 문건의 맞춤법이 틀렸다고 목소리를 높이자 강 장관이 “우리 직원들에게 소리치지 말라”고 화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김 차장은 “이츠 마이 스타일(It’s my style·이게 내 방식이다)”이라고 말하면서 언쟁을 벌였다는 것이다.
한국당 소속인 윤상현 외통위원장은 “김 차장은 외교부 장관과 국방부 장관을 합친 자리를 차지한 것처럼 행세한다는 말이 있다”며 “청와대 일개 참모가 기라성 같은 군 장성과 외교관을 제치고 상전 노릇을 하듯 외교·안보 정책을 좌지우지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연내 미·북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해 “실무협상 없이 3차 정상회담이 열릴 것으로 보는 것은 지나친 기대라고 본다”고 답했다. 이어 “북·미 정상회담 성공을 위해서라도 북·미 실무진이 만나 정상회담 결과의 일차적 논의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유엔 총회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과 회담할 가능성이 있냐’는 심재권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문에는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지만 그런 조짐은 전혀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북한 외무성은 16일 미·북 실무협상에 대해 “가까운 몇 주일 내에 열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조·미(북·미) 사이의 좋은 만남으로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임락근/이미아 기자 rkl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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