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16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조국 장관 임명 강행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삭발을 단행하며 청와대에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황 대표는 삭발을 하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경고한다. 더 이상 국민의 뜻을 거스르지 마시라"며 "그리고 조국에게 마지막 통첩을 보낸다. 스스로 그 자리에서 내려와라! 내려와서 검찰의 수사를 받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0일 무소속 의원, 11일 한국당 박인숙 의원에 이어 야당 의원으로는 세번째로 삭발한 것으로, 제1야당 대표가 정부에 항의 차원에서 삭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황 대표의 삭발식에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는 "정치쇼"라고 비난했다.
정춘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내고 "황 대표의 삭발투쟁의 명분은 무엇인가"라며 "오로지 문재인 정부를 공격하기 위한 정쟁의 수단으로 민생은 외면하고, 자신의 지지자 결집을 위한 대권놀음에 다름아닌가"라고 말했다.
박주현 민주평화당 수석대변인도 "이번 삭발투쟁은 조국 청문회를 맹탕 청문회로 이끈 정치적 무능력을 면피하기 위한 '정치쇼'에 불과하다"면서 "국민이 원하는 것은 국민의 피폐해진 삶을 개선하는 것이다. 국회의 역할, 제1야당의 역할이 무엇인지 황교안 대표는 성찰하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김동균 정의당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자신의 신체를 담보로 하는 투쟁은 가진 것 하나 없는 약자들이 최후에 택하는 방법"이라며 "구성원들 모두 기득권인 한국당이 삭발 투쟁이라면서 약자 코스프레를 하니 가소롭기 짝이 없다"고 조롱했다.
한편 MBC 의뢰로 코리아리서치가 지난 14일부터 이틀간 전국의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9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RDD 전화면접 방식(유선 21%, 무선 79%)을 통해 여론조사한 결과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에 대해 '잘못한 일'이라는 의견이 57.1%로, '잘한 일'이라는 답변 36.3%보다 20% 포인트 이상 많았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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