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장품 업계가 광고 모델을 동시에 2명을 기용하는, '더블 모델'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기존 고객층 외에 젊은 소비파워를 구축한 Z세대(1990년대 중반 이후 태어난 세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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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공장은 이달 공식 모델로 아이돌그룹 구구단의 김세정을 추가했다고 17일 밝혔다. 자연주의 기능성 화장품인 마녀공장은 올해 1월 청순한 이미지인 손예진을 앞세워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다. 이번에 합류한 김세정을 통해 보다 다양한 연령대로 소비자층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애경산업도 지난 4월 AGE 20's(에이지투웨니스) 브랜드에서 배우 이나영을 모델로 추가했다. 기존 모델인 배우 견미리 씨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에이지투웨니스의 에센스 팩트는 2013년 이후 홈쇼핑에서 꾸준히 판매되는 스테디 셀러로 자리잡고 있다.
이나영을 추가 모델로 기용한 이유는 점차 늘고 있는 20대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에이지투웨니스 고객층은 40대 이상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 '모녀팩트(엄마와 딸이 같이 쓰는 에센스 팩트)'라 불리며 젊은 고객들이 많이 유입되고 있다"면서 "이나영 씨는 20대부터 40대까지 모두 아우르고 있어, 젊은 고객층 공략에 긍정적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올해 아모레퍼시픽도 브랜드 헤라에 모델을 추가하면서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 2015년부터 브랜드 모델로 활동해 온 전지현에 이어 블랙핑크의 제니도 선정했다.
제니를 통해 Z세대에게 보다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서다. 헤라는 제니의 팬층을 브랜드 소비자로 유입시키기 위한 노력도 전개했다. 제니는 팬 400여명에게 헤라 파운데이션과 립제품이 담긴 '블랙 기프트'를 제공하면서 제품 홍보도 직접 진행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아직 고객층이 눈에 띄게 변화한 상황은 아니지만, 헤라 고유의 메이크업 룩이 20~30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화장품 업계가 더블 모델을 사용하는 이유로는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하고 있는 Z세대를 잡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현재 한국의 Z세대는 약 646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2.5%를 차지한다. 이들 Z세대는 다른 연령대와 달리 소비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Z세대의 소비증가율은 2014년보다 42% 증가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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