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눈물의 삭발 "머리밖에 깎을 수 없는 미약함 죄송"…조국 사퇴 촉구

입력 2019-09-17 13:57   수정 2019-09-17 14:38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에 이어 이번에는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며 삭발을 감행했다.

김 전 지사는 17일 오전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삭발식을 진행했다. 이날 현장에는 이재오 전 의원과 박대출, 윤종필 한국당 의원 등이 참석했다.

김 전 지사는 "단식해보고 감옥도 가봤지만 머리를 깎는 것은 처음"이라며 "홍콩보다 더 위대한 대한민국이라는 것을 보여주시길 바란다"면서 조국 법무부 장관에 대한 사퇴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내가 나라를 위해 산 사람인데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너무 무력하고 힘들어서 오늘 99일째 단식 문재인 하야투쟁에 동참했다"면서 "나도 어제 (황 대표와) 같이 깎으려고 했는데 당 사정으로 못 깎고 오늘 깎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당은 더 강력한 투쟁으로 문재인 대통령을 끌어내고 조국을 감옥으로 보내는 데 더 힘차게 나서주길 바란다"고 당부하며 "한국당에 입당한 후 나도 너무 안락한 생활을 해와서 웰빙 체질이 되고 있다. 반성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나라 이대로 내버려둘 수 없다는 생각으로 대한민국과 우리 어린 아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겠다. 머리밖에 깎을 수 없는 미약함을 죄송하게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김 전 지사의 삭발식은 앞선 황교안 대표 때와 마찬가지로 애국가가 흐르는 가운데 진행됐다. 김 전 지사는 삭발식 내내 눈을 감은 채 침통한 표정을 지었으며, 삭발 도중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삭발식은 지난 10일 이언주 무소속 의원을 시작으로 11일 박인숙 한국당 의원·김숙향 동작갑 당협위원장, 16일 황교안 한국당 대표, 그리고 김 전 지사까지 이어지며 릴레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앞서 황 대표는 지난 16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당 의원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삭발식을 진행했다. 당시 그는 "삭발의 작은 촛불을 들었다"면서 "조국 장관에서 마지막 통첩을 보낸다. 스스로 그 자리에서 내려오라. 내려와서 검찰의 수사를 받으라"고 말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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