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다음주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만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를 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에어포스원(전용기)에서 기자들과 만나 ‘로하니와 내주 만날 가능성이 여전히 있느냐’는 질문에 “나는 그를 만나고 싶지 않다”며 “그들이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들은 준비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나는 어떤 것도 배제하지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나는 그를 만나지 않는 것을 선호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과 9일엔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유엔 총회 때 로하니 대통령과 만날 수 있다고 거듭 밝혔다. 하지만 지난 14일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이 피폭 당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미국은 이번 공격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략비축유 방출 필요가 있는지 결정했느냐’는 질문엔 국제유가가 크게 오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준비가 돼 있지만 현 시점에 당장 방출하진 않겠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이다. 그는 “그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필요하다면)기꺼이 그것을 할 것”이라며 “우리는 논란의 여지가 없는 에너지 챔피언이다. 우리는 (원유 생산)2, 3위인 사우디와 러시아를 지금 크게 앞섰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그럴 필요가 없다고 믿지만, 만약 우리가 전략비축유 사용을 원한다면 그것들을 이용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릭 페리 미 에너지부장관도 전날 미 CNBC에 출연해 전략비축유 방출과 관련, 사우디 석유시설에 대한 공격에도 불구하고 상당 양의 비축분에 의지할 수 있으며, 현재 사우디 생산량의 타격을 평가하고 있어 미국의 전략비축유 활용을 논의하기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국제유가는 이날 급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5.7%(3.56달러) 하락한 59.3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11월물은 미 동부시간 오후 6시 현재 7% 가까이 급락했다. WTI는 전날 14.7%, 브렌트유는 전날 19.5% 폭등했었다.
하지만 사우디 정부가 이날 원유 생산능력의 50% 가량을 복구했으며 9월말까지는 생산이 완전 정상화될 것이라고 밝히면서 유가가 급락했다. 당초 시장에선 사우디가 석유시설을 완전 복구하는데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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