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이 안심전환대출에 적극인 이유…신(新) 규제 대응에 '긍정적'

입력 2019-09-18 11:10   수정 2019-09-18 15:12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이 은행 수익률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가지고 있던 대출을 주택금융공사에 넘기고 수익률이 더 낮은 유가증권을 가져오게 돼서다. 다만 가계부채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어 내년에 도입될 신(新) 예대율 규제에 대응하기에는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가 내놓은 안심전환대출은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최저 연 1%대 고정금리로 바꿔주는 상품이다. 정부가 가계부채 부담을 덜어준다는 취지로 만든 '한정판' 대출상품이다. 역대 주담대 가운데 이자가 가장 저렴한 수준이다.

금융 소비자에게는 대출 이자를 낮출 기회지만, 은행 입장에서는 반길 만한 일이 아니다. 은행 수익률을 깎아먹어서다.

안심전환대출의 구조를 살펴보면 은행들은 오는 29일까지 조건에 맞는 금융 소비자들의 대환(갈아타기)건을 접수 받고 심사를 통해 대출한다. 이후 은행은 관련 대출 채권을 주택금융공사에 매각하고 매각 대금을 받는다.

주금공은 은행에서 사온 대출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주택저당증권(MBS)를 발행한다. 발행된 MBS는 각 은행별로 대환된 규모만큼 다시 사간 후 일정기간 보유한 다음 팔아 수익을 내는 식이다.

이는 은행 수익률을 낮추게 된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대출(자산)이 주금공으로 넘어갔지만 MBS(자산)를 되사들이면서 자산에는 변동이 없다. 하지만 대출 이자와 MBS 수익률에서 차이가 생기면서 수익률이 떨어진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수익률만 놓고 봤을 때는 은행에 큰 도움은 안 된다"라며 "기존 은행을 통해 나갔던 대출 자산 대신 금리가 더 낮은 MBS를 사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수익률에는 부정적이지만 내년 초 새로 도입될 신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금 비율) 규제 대응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부터 적용되는 예대율 기준에는 가계대출 가중치가 15% 높아지고, 기업대출 가중치는 낮아진다. 가계대출을 늘려온 주요 은행들은 부담이다. 주요 시중은행의 예대율(6월 말 기준)은 국민은행 97.7%, 신한은행 97.0%, 우리은행 96.9%, 하나은행 97.3%% 등이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이 가진 가계부채를 주금공에 넘기기 때문에 가계부채가 줄어 내년부터 시행될 새로운 예대율 규제에는 긍정적"이라며 "실제 가계대출 비중이 높은 국민은행 등은 안심전환대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기도 같은 맥락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중 금융시장동향에 따르면 은행 기업 대출 중 중소기업 대출의 증가 규모는 지난달 5조4000억원으로 전월(2조6000억원)보다 크게 늘었다.

커버드 본드(우량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채권) 발행으로 자금 조달에 나서는 점 역시 새로운 예대율 규제 대응책이다. 예금을 통한 수신은 제한적이어서다. 금융당국은 커버드 본드 발행 잔액을 예수금의 1%까지 인정해주고 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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