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50개 주(州) 정부 중에서 뉴욕주가 처음으로 청소년 흡연율을 높이는 주범으로 꼽혔던 가향(flavored) 전자담배 판매를 전격 금지했다. 전자담배 최대 생산기업인 쥴랩스 측은 법을 준수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AP 등 외신에 따르면 뉴욕주 공공보건위원회는 지난 17일(현지시간) 일반적인 담배 맛과 멘톨 향이 나는 제품을 제외한 모든 가향 전자담배 판매를 즉각 중단시키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풍선껌, 코튼 캔디 등 10대 청소년을 겨냥한 달콤한 맛을 첨가한 전자담배 유통이 뉴욕주에서 금지됐다.
세븐일레븐 등 담배 판매점은 앞으로 2주 안으로 진열대에서 모든 가향 전자담배를 치워야 한다. 판매점들은 규제에 반대하며 소송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지난 15일 성명을 통해 "가향 전자담배는 청소년을 겨냥한 것"이라며 판매를 금지하는 긴급규제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주 보건 당국에 따르면 고교생 흡연율은 2014년 10.5%에서 2018년 27.4%로 급증했다. 특히 고교 졸업반 학생들의 흡연율은 40%에 육박했다.
미국에서 가향 전자담배 규제는 갈수록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주에 앞서 그레첸 위트머 미시간 주지사는 이달 초 가향 전자담배의 판매를 금지하는 긴급 조치를 주 보건 당국에 지시한 바 있다.
연방정부도 전방위 압박을 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주 전자담배를 시장에서 퇴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전자담배 업체들)은 매우 빠른 속도로 엄청난 부자 회사가 됐다"며 "그러나 우리는 사람들이 아파하도록, 청년들이 병들도록 내버려 둘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일반적인 담배 맛의 전자담배를 제외한 가향 전자담배를 시장에서 퇴출하는 가이드라인을 내놓을 계획이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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