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모 HMG 회장(50·사진)은 1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해외 부동산에서 두각을 보였던 칸서스운용과 부동산 개발사업에 특화된 HMG의 결합은 큰 시너지효과를 낼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금융위원회는 정례회의를 열어 칸서스운용의 최대 주주를 HMG 계열사인 HMG디앤씨로 변경하는 안건을 최종 승인했다. 금융위는 지난 7월 칸서스운용이 제출한 70억원 규모 유상증자와 무상감자 등을 포함한 경영개선 계획도 의결했다.
칸서스운용 유상증자에는 전략적 투자자(SI)로 HMG, 재무적 투자자(FI)로는 NH투자증권이 컨소시엄을 이뤄 참여했다. 유상증자에 50억원을 투입한 HMG가 지분율 40%를 확보해 최대 주주에 올랐다. 20억원을 넣은 NH증권은 2대 주주(지분율 16%)가 됐다.
금융투자업계는 부동산 개발회사인 HMG가 ‘토종 1호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칸서스운용의 새 주인이 된 데 주목하는 분위기다. HMG는 ‘2세대 부동산 디벨로퍼’로 꼽히는 김 회장이 2015년 설립한 업체다.
부동산 시행사 등에서 근무하며 경력을 쌓은 김 회장은 2012년 분양대행사 프런티어마루를 창업해 전국 아파트 분양시장을 휩쓰는 큰 성공을 거뒀다. 이후 HMG를 설립해 개발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지난해 HMG그룹의 전체 매출은 5876억원, 순이익은 827억원에 달했다.
HMG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번엔 금융업 진출을 모색했다. 종합 부동산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디벨로퍼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자산운용이나 신탁사 등 금융회사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금융 쪽으로 외연 확대를 고민하던 중 칸서스운용이 인수자를 찾는다는 얘기를 듣고 귀가 솔깃했다”며 “칸서스운용은 예전부터 부동산 금융으로 유명했고 종합 자산운용업 라이선스도 갖고 있어 HMG와 잘 맞는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칸서스운용 새 주인이 된 HMG는 회사 정상화와 내부 조직 안정에 주력하기로 했다. 김 회장은 “칸서스운용이 오랜 기간 경영권 분쟁 등을 겪으며 상당수 인재가 빠져나간 것으로 안다”며 “유능한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우수 인력을 얼마나 영입하느냐가 관건”이라고 평가했다. 김 회장은 “국내 부동산 시장은 앞으로 상당 기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식·채권 운용에서도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은 만큼 칸서스운용은 앞으로 해외사업에 주안점을 둘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가 인수합병(M&A) 여지도 남겨놨다. 김 회장은 “아직 구체적으로 진행 중인 것은 아니지만 캐피털사 등 금융회사 추가 인수도 검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 회장은 칸서스운용 인수가 마무리되는 대로 해외 연수를 떠날 계획이다. 이달 중 미국 로스앤젤레스(LA)로 출국한다. 그는 “예전부터 50세가 되면 1년 정도 해외에 나가서 공부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한창 성공가도를 달리던 2002년 돌연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것이 연상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후 미래에셋은 ‘글로벌 경영’으로 완전히 방향을 틀었다.
오형주/김진수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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