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이달 내 완전 복구"…치솟던 유가 급속 진정

입력 2019-09-18 17:47   수정 2019-09-19 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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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 피폭에 관여한 것으로 보는 이란을 상대로 경제 제재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직접적인 군사 행동은 아니지만 이란의 반발 등 파장이 예상된다. 사우디가 가동 중단된 석유시설을 이달 말께 완전 복구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다소 진정돼온 국제 유가의 향방도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 트위터를 통해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에게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대폭 강화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지난 14일 일어난 사우디 석유시설 피습에 이란이 관여했다고 보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가 일련의 보복 조치로 해석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워싱턴포스트는 17일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큰 위협을 가하는 방안과 핵 협상을 통해 합의를 이루려는 열망 사이에서 이중적인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AP통신도 트럼프 행정부가 군사 행동과 외교 사이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우리는 공격할 준비가 돼 있다(locked and loaded)”고 했지만, 16일엔 “이란과의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한발 물러섰다. 호건 기들리 백악관 부대변인은 이에 대해 “그(트럼프)가 북한에 취한 자세와 아주 똑같다”며 “우리는 북한에 대한 제재를 풀지 않고 있지만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과 대화하듯, 이란과도 같은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다음주 유엔총회에서 만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반면 같은 날 뉴욕타임스는 미국의 대응 카드로 사우디가 당한 것과 마찬가지로 이란 석유시설 또는 이란 혁명수비대 소유 자산을 겨냥한 물리적 공습이나 사이버 공격 등이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우디 정부는 피해 석유시설 복구에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는 파이낸셜타임스의 보도를 부인했다.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 장관은 17일 기자회견에서 “가동이 잠정 중단된 아브카이크와 쿠라이스 지역 내 설비를 이달 말까지 완전 복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전날 급등했던 국제 유가는 이날 급락세로 돌아섰다. 10월물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 가격은 15일 배럴당 62달러대로 치솟았으나 이날 59달러대로 하락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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