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에 몰리는 개인…달러예금 17개월來 '최대'

입력 2019-09-18 17:38   수정 2019-09-19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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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들이 달러와 금(金)을 비롯한 안전자산을 쓸어담고 있다. 지난달 개인이 보유한 달러예금 잔액은 지난해 3월 말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1000억원어치에 육박하는 금도 사들였다. 미·중 무역분쟁을 비롯한 대외변수 등이 부각되면서 개인의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이 18일 발표한 ‘8월 외국환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 자료를 보면 지난달 말 개인의 달러예금 잔액은 131억8000만달러(약 15조6800억원)로 지난 7월 말보다 4억8000만달러(약 5700억원) 늘었다. 작년 3월 말(132억6000만달러) 후 최대다. 거주자 달러예금은 내국인과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등이 은행에 맡긴 달러예금을 말한다.

개인 달러화 예금은 4월 말 112억9000만달러를 바닥으로 매월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리스크가 확산되면서 개인들이 안전자산을 사들인 결과”라며 “지난달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확산되자 달러 가치가 뛸 것이라는 투자 심리도 작용했다”고 말했다.

금을 찾는 투자 수요도 매월 가파르게 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KRX 금시장에서 개인은 금(1㎏ 금과 100g 미니금 합산 기준) 97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개인은 올 들어 1, 2월까지만 해도 KRX 금시장에서 매도 우위를 보였다. 하지만 3월에 순매수세로 전환한 뒤 매월 물량을 늘려가는 추세다. 이달 들어서도 개인은 18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개인의 안전자산 선호는 부동자금 흐름에서도 포착된다. 6월 말 기준 현금과 현금으로 언제든 바꿀 수 있는 요구불예금,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 머니마켓펀드(MMF),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을 합친 부동자금은 983조3875억원으로 사상 최대치에 달했다. 올 들어서만 28조1965억원 늘었다. 금융상품이나 부동산 등에 투자하는 대신 현금 보유를 늘리는 것이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내려가는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자 개인의 안전자산 쏠림 현상이 강해지고 있다”며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강화해 개인 자금이 흘러드는 것을 막아놓은 것도 달러와 금 수요를 촉진시킨 요인”이라고 말했다.

김익환/임근호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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