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5만원 시대' 다시 펼치나

입력 2019-09-19 17:45   수정 2019-09-20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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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한국 증시 반응은 미지근했다. 추가 인하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동결 같은 인하’라는 반응도 나왔다. 최근 잇따랐던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결정이 일단락되면서 이제는 반도체 업황과 10월 미·중 무역협상이 증시 향방을 결정할 변수로 떠올랐다.


“통화정책 불확실성 여전”

19일 코스피지수는 9.62포인트(0.46%) 오른 2080.35로 마감했다. 9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지만, Fed의 금리 인하에도 상승폭은 크지 않았다. 외국인투자자가 2175억원어치를 순매수하는 동안 개인과 기관투자가가 각각 1010억원, 987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시장의 우려와는 달리 경기침체 가능성을 낮게 판단했다”며 “Fed 내에서도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면서 당분간 증시 불확실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FOMC를 끝으로 주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결정이 마무리된 가운데 다음달 초 열리는 미·중 고위급 협상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린다. ‘완전 합의’가 아니라 ‘부분 합의’ 정도만 나오더라도 증시에 긍정적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식시장 반등 원인은 미·중 대화 재개와 노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연기 등에 대한 안도감 덕분이었다”며 “한국 기업들의 펀더멘털(기초체력) 개선에 필요한 수출 등 실물 지표 회복은 미·중 무역협상 결과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

연말까지 한국 증시를 이끌 종목으로는 삼성전자 등 대형 정보기술(IT)주가 첫손에 꼽힌다. 삼성전자는 외국인과 기관이 ‘쌍끌이’ 매수에 나서면서 이달 들어 11.70% 올랐다. 19일 삼성전자는 연중 최고가(종가 기준)인 4만9150원에 장을 마쳐 1년 3개월여 만에 ‘5만원 고지’ 재등정을 눈앞에 뒀다.

반도체 업황 회복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가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3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6조9633억원으로, 한 달 전에 비해 0.4% 올랐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재고가 감소하고 있어 연말이 되면 정상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조만간 D램 가격 하락이 멈출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북미 클라우드 업체들이 내년 서버투자 재개를 위해 올 4분기부터 서버용 D램의 재고 축적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갤럭시폴드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폭발적인 점도 기대 요인이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폴더블 스마트폰은 삼성전자 IM(IT·모바일)사업부의 고착화되고 있는 실적 부진을 해결해 줄 유일한 솔루션”이라고 말했다.

경기민감주 ‘주목’

“반도체 업황이 견인해 4분기에 경기가 저점을 통과한다면 경기민감주부터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한국 경기선행지수보다 3개월가량 앞서 움직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국 경기선행지수가 7월부터 반등하고 있다”며 “한국 경기선행지수도 4분기부터 반등할 수 있는 만큼 철강, 건설, 기계 등 경기민감업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현호 빌리언폴드자산운용 매니저는 “5세대(5G) 이동통신 투자의 정점은 아직 오지 않았다”며 “2021년까지 미국과 유럽, 중국 등에서 장비투자가 대거 이뤄지면 관련 종목들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김기만/김동현 기자 m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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