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에서 8살 어린이가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해 의식불명 상태인 가운데 용의자인 외국인 노동자가 이미 카자흐스탄으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이 알려진 것은 A씨가 "아이가 뺑소니 사고를 당했다"면서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도움을 청하면서 부터다.
A씨의 글에 따르면, 그의 8살 아들은 지난 16일 오후 3시 30분쯤 뺑소니 사고를 당했다. 사고 차량은 20대 후반의 외국인 노동자로 보이는 키 180cm가량의 남성이 운전했으며, 대포 차량에 무보험 차량이었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A씨는 "차량 속도가 빨라 백미러에 부딪힌 아이가 붕 떠서 날아가 버렸다"면서 "아들은 급하게 부산대학병원 외상센터로 후송돼 뇌출혈과 복합 두개골 골절, 뇌압 상승으로 두개골을 떼어내는 수술을 했지만 의식이 없는 상태다"라고 밝혔다.
경찰은 뺑소니 운전자를 외국인으로 추정하고 사흘째 뒤를 쫓았지만 사고 다음날 8시 인천공항을 통해 카자흐스탄으로 출국한 것을 확인했다.
A씨는 "아직까지 악몽을 꾸는 것 같다. 지금도 아이가 웃으면서 아빠 배고파라며 치킨 먹고 싶다고 말할 것 같다"면서 "내가 5분만 빨리 현장에 있었다면 이런 끔찍한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텐데 자책하고 후회하고 가슴이 찢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바쁘다는 핑계로 잘 놀아주지도 못하고 잘 해준 게 아무것도 없는데 아이가 (깨어나서) 아빠한테 한번만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면서 "아이가 씩씩하게 일어났을때 '아빠가 나쁜사람 잡았어. 우리 아들 아프게 한 사람 혼내줬어'라고 말하고 싶다. 꼭 안아주고 싶은데 손도 댈 수 없는 상황에 가슴이 미어진다"고 눈물을 삼켰다.
우리나라는 2012년부터 카자흐스탄과 범죄인인도조약을 맺고 있다.
인도대상범죄는 양 당사국의 법에 의하여 최소 1년 이상의 자유형이나 그 이상의 중형으로 처벌할 수 있는 범죄가 속한다.
승재현 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외국인이 국내서 범죄를 저지르고 출국했을 경우 당국은 체포영장을 청구하고 난뒤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해서 카자흐스탄에 그의 소재 파악을 요구할 수 있다"면서 "그런 경우 인터폴은 현지 경찰의 협조를 통해 피의자 위치를 파악해 우리나라에 알려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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