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이 10년 만에 기준금리를 연달아 두 차례 인하하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한국은행이 다음달과 내년 초 0.25%포인트(25bp, 1bp=0.01%포인트)씩 두 차례 인하할 것으로 전망 중이다. 한국은행은 내달 16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한은은 지난 7월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인하했고, 8월 회의에서는 금리를 동결한 바 있다.
20일 업계 관계자들은 미국의 금리인하에 대해서는 "예상했던 결과"라는 반응을 보였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눈높이에 부합해 보인다"고 분석했고,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위험관리 차원의 보험성 인하"라 평가했다.
Fed의 금리인하 명분은 충분했다. 미국 경기의 동력(모멘텀)인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8월 기준)는 기준선(50)을 밑돌았고, 미국 국채의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는 등 경기 침체 우려가 높았다. 다만 지난달 이후 미국의 고용지표와 물가(인플레이션)가 단기적으로 상승세를 보이면서 '보험성 인하'라는 평가가 나왔을 뿐이다.
Fed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는 연내나 내년 초에 한번 더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 "Fed는 10월까지 예방적 차원에서 한 차례 추가 인하가 진행된 후 상당기간 동결기조를 이어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관심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 이주열 한은 총재는 Fed의 이번 금리인하에 대해 "시장에서 충분히 예상했던 바에 부합한다"며 "통화정책 운영의 부담을 덜었다"고 했다.
시장에서는 미국과의 기준금리 차이가 기존 0.50~0.75%포인트에서 0.25∼0.50%포인트로 좁혀진 만큼 한은의 통화정책 여력이 커졌다고 보고 있다.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춰도 미국과의 기준금리 차이가 벌어지는 것에 대한 부담이 적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10월 금통위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것으로 보는 시각이 대다수다. 연말을 앞두고 통화정책이 실효성을 보이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할 뿐더러 내년 경제전망을 함께 발표하는 11월 회의보다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10월 회의에서 0.25%포인트 추가 인하 후 속도조절에 나설 수 있다"면서도 "경기 개선이 빠르게 나타나지 않은 걸로 봐서는 내년 1분기에 추가로 인하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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