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중국과 부분적 합의가 아닌 완전한 합의를 원한다”며 “대선 전에 합의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최근 ‘중간단계 합의’도 고려할 수 있다고 한 것과 다른 톤이다. 중국측 실무협상단은 이날 예정됐던 미국 농가 방문을 돌연 취소했다. 미·중 협상이 다시 난기류에 빠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우리 농산물을 사들이기 시작했고, 매우 큰 규모지만 내가 원하는 것은 그게 아니라 빅딜”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중국과 협상의 핵심 이슈로는 지식재산권 문제를 꼽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관계는 탄탄하지만 무역에서 ‘사소한 다툼’이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엔 미·중 무역협상에서 중간단계 합의를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것은 쉬운 것부터 먼저, 일부를 하겠다는 의미”라고 했다. 당시 이를 두고 무역전쟁으로 지지층인 팜벨트(농업지대)가 타격을 입고, 지지율이 하락할 조짐을 보이자 트럼프 대통령이 ‘빅딜’ 대신 ‘스몰딜’을 고려하는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그로부터 8일만에 다시 강경한 입장을 보인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이날 워싱턴에서 이틀간의 미·중 실무협상을 마친 중국 협상단은 당초 예정된 미국 농가 방문 계획을 갑자기 취소했다. 미 CNBC와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협상단은 몬태나주와 네브래스카주 농가를 방문할 예정였지만 일정을 없애고 조기 귀국하기로 했다. 일정 변경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중국 협상단의 미 농가 방문은 ‘친선’ 목적으로 해석돼 왔다는 점에서 이날 중국측의 갑작스런 일정 변경은 뉴욕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실무협상의 성과도 불투명하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협상 종료후 간단한 발표문을 내고 이틀간 진행된 협상이 “생산적”이었다며 다음달 워싱턴에서 장관급 회담이 열릴 것을 기대한다고만 밝혔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양측이 실무협상을 통해 공통 관심사인 경제 문제에 대해 건설적인 토론을 했다고 보도했지만, 구체적인 성과는 알려지지 않았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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