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관광경쟁력 해석하기

입력 2019-09-22 14:25   수정 2019-09-22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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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세계경제포럼(WEF·World Economic Forum)이 발표한 국가관광경쟁력(TTCI·Travel & Tourism Competitiveness Index)에서 한국이 16위에 올랐다. 발표가 시작된 2007년 42위에 비하면 10여 년 만에 26계단이 상승한 비약적인 성과다.

국가관광경쟁력 수치는 140여 개국을 대상으로 관련 항목을 지수화하고 국가별로 비교한 것이다. 국가관광경쟁력은 4대 분야, 14개 부문, 총 90개 지표로 구성돼 있는데 한국은 4대 분야 가운데 관광정책과 기반 조성 분야가 2017년 47위에서 2019년 31위로 크게 상승했다. 세부 14개 부문에서는 관광 서비스 인프라가 개선된 것으로 평가됐다. 그중 호텔 객실 수는 2년 전 98위에서 19위로 상승해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서울을 중심으로 객실 공급을 확대한 영향이 나타난 것으로 평가된다. 연간 관광데이터의 포괄성도 95위에서 18위로 상승했으며, 월별·분기별 관광데이터의 적시성 역시 17위에서 8위로 올랐다. 그동안 국가 차원에서 관광데이터의 과학적 관리가 이뤄진 결과다.

이런 국가관광경쟁력 수치를 해석할 때는 세 가지를 주의 깊게 봐야 한다. 첫째, 매년 순위 자체보다는 변화 추이를 중요하게 살펴야 한다. 전체적으로 WEF가 2007년 평가한 뒤로 2009년 31위, 2013년 25위, 2017년 19위 등으로 지속해서 순위가 오르는 것은 관광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긍정적 신호다. 한편 변화 과정에서 여전히 부족한 추세를 보이는 부문에 대해서는 정책이 집중돼야 함을 시사한다. 예를 들어 정부의 관광 지출(92위)과 관광객 유치 마케팅 및 브랜딩의 효과성(61위)은 아직 국가 차원에서 집중 지원이 필요한 분야다. 호텔 가격 지표도 나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67위에 머물고 있다.

두 번째, 국가관광경쟁력은 일반화된 조건에 관련된 것이지 국가별 차별화된 매력 수치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학술적으로 관광 만족도 요인과 불만족 요인은 다르다. 관광객을 맞이하기 위한 기본적 요건이 부족할 때는 불만족을 야기한다. 한국 국가관광력 수치 변화는 이런 불만족 요인이 줄어들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상대적으로, 만족과 관련된 것은 ‘감성적 요인’과 관련된다. 관광에서는 ‘차별화된 관광 체험과 환대 요인’이 직접 영향을 주는 감성적 요인이다. 만족도를 높이고 재방문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한국적 매력 요인을 개발하고 확대하려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셋째, 국가관광경쟁력 지표 중 관광 분야와 직·간접으로 관련된 것은 전체 90개 항목 중 58개다. 다른 32개 항목은 기업환경,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치안안전, 보건위생, 노동시장 등에 관한 것이다. 국가가 갖춰야 할 일반적 경쟁력, 즉 국가경쟁력이 높아져야 관광경쟁력도 상승하는 것이다.

우리가 늘 경쟁 관계로 보는 일본(4위)과 중국(13위)이 아직은 앞서 있다. 앞으로 더 좋은 경쟁력을 만들기 위한 산업과 정책 분야의 지속적 협력과 노력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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