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3일 서울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한국공학한림원,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KAIST 등 과학기술 주요 단체 및 기관과 함께 ‘국가연구개발 혁신을 위한 특별법’ 대토론회를 열었다. 지난해 말 발의된 특별법은 국회에 계류돼 있다. 정부 부처에 산재한 여러 R&D 관련 법률보다 우선 적용하는 법이다. R&D 사업관리 규정은 부처별로 112개(2017년 기준)가 제각각이어서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법안 발의 후 20여 차례 지역별 간담회를 연 결과 특별법 제정에 대한 공감대가 마련됐다”며 “연구 자율성을 높이고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법안”이라고 설명했다.
특별법엔 ‘징벌적 배상’ 규정이 생겼다. R&D 자금 횡령, 논문 표절, 조작 등을 저지르면 사업비의 최대 5배(500%)를 반환하도록 하거나 최장 10년 동안 R&D에 참여할 수 없게 했다. 여러 부정행위가 겹쳐 ‘죄질’이 나쁘면 두 벌칙을 동시에 적용할 수도 있다. 기존 국가R&D사업관리규정에 따르면 연구 참여 제한 기간은 초범인 경우 통상 2~5년이었다. 여러 번 부정행위를 저질러도 환수금액은 사업비 전액(100%)을 넘지 않았다.
특별법엔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R&D과제) 평가가 필요하지 않다고 인정한 경우 단계평가 또는 최종평가를 시행하지 않을 수 있다’는 조항도 생겼다. 1년 단위의 잦은 평가 대신 2~3년 단위로 평가하고 정산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연구-행정 분리’ 원칙도 명시됐다. 비용정산 등 연구행정을 연구자가 아니라 연구지원 전담조직 또는 인력이 수행하도록 했다. 또 연구자에게 고의 또는 중과실이 없으면 연구개발 기간에 발생한 유형자산(장비) 파손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않도록 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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