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이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입소스, 온라인 패널조사회사 피앰아이와 함께 1만 명(상품 브랜드별 2000명)을 대상으로 한 ‘2019 한경·입소스·피앰아이 기업 소셜임팩트 조사’ 결과는 정 부회장의 이 같은 적극적인 소통이 신세계그룹의 다양한 브랜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보여줬다. 신세계그룹 유통회사들은 전 부문에서 시장점유율을 넘어서는 높은 평가를 받았다.
‘오너 효과’ 신세계, 오프라인 1위 휩쓸어
신세계는 백화점 대형마트 슈퍼 등 오프라인 주요 채널에서 1위를 휩쓸었다. 이마트가 대형마트 부문에서 1위일 뿐 백화점은 3위(점포수 기준), 슈퍼는 3위권이지만 브랜드 신뢰도에서는 모두 경쟁사를 제쳤다.
신세계백화점은 백화점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이 백화점을 가장 신뢰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41.9%에 이른다. 롯데백화점(29.9%), 현대백화점(21.1%) 등을 제쳤다. 신세계백화점 점포는 전국에 13곳밖에 없다. 30여 곳에 이르는 롯데백화점은 물론 현대백화점(15개)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높은 신뢰도를 기록했다.
슈퍼 부문에서도 신뢰도 면에서 이마트 에브리데이(38.3%)는 경쟁사인 GS슈퍼마켓(21.2%), 홈플러스 익스프레스(20.6%), 롯데슈퍼(19.9%) 등을 이겼다. 대형마트도 이마트가 41.4%로 1등을 차지했다. 그 뒤를 홈플러스(16.3%), 하나로마트(14.8%), 롯데마트(12.9%), 코스트코(10.8%) 등이 이었다.
TV 홈쇼핑 부문에서도 신세계는 선전했다. t커머스 중 가장 많은 신뢰를 받았다. t커머스는 일반적인 TV 홈쇼핑과 달리 생방송을 하지 못한다. 또 방송 화면을 작게 해야 하는 ‘제약’도 있다. 신세계TV쇼핑이 받은 신뢰도는 3%에 불과했다. 하지만 t커머스 중 이 정도 신뢰를 받은 곳이 없다. 다른 t커머스는 아예 순위에도 들지 못했다.
신세계에 대한 사람들 신뢰도가 높아진 계기는 정 부회장의 친숙함 때문만은 아니다. 정 부회장과 정유경 총괄사장은 부친 정재은 명예회장 지분을 증여받으면서 3500억원에 달하는 증여세를 2007년 한꺼번에 납부해 화제가 됐다. 대기업 가운데 제대로 세금을 낸 드문 사례였다. 이를 통해 소셜임팩트, 사회에 끼치는 좋은 영향력 평가에서 앞설 수 있는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한 셈이다.
지역 전략도 신세계 이미지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신세계백화점은 백화점을 신설할 때 지역 내에서 최대 규모로 짓는다는 전략을 썼다. 신세계 서울 강남점은 국내 단일 백화점 중 가장 많은 매출을 낸다. 부산 센텀시티점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백화점이다. 대구점은 대구 경북 지역의 새로운 랜드마크 역할을 할 정도다.
롯데는 각론에서 선전
롯데는 ‘총론’에서는 전반적으로 신뢰도가 낮게 나왔으나 ‘각론’에선 선전했다.
롯데백화점은 품질 및 서비스 면에서 7.37점(10점 만점)을 받아 백화점 부문 1위에 올랐다. 디자인 및 응대(7.51점), 가격(6.51점), 이용편리(7.49점) 등도 선두였다. 비재무적 부문에서도 이용편리(7.49점), 친환경(6.72점), 소비자안전(6.79점) 등의 점수가 가장 높았다. 롯데의 오래된 노하우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였다.
롯데마트도 비슷했다. 이용편리(7.82점), 친환경(7.09점), 소비자안전(7.08점), 혁신(6.99점) 등의 항목에서 모두 평균 이상을 기록했다.
롯데면세점은 총론에서도 강세를 보였다. 신라면세점과 오차범위 내에서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신라면세점은 33.1%, 롯데면세점은 30.1%로 나타났다. 국내 시장 점유율이 한때 50%를 넘었던 롯데면세점의 위상이 워낙 높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롯데면세점은 ‘제품서비스지수’도 좋았다. 품질 및 서비스(7.33점), 디자인 및 응대(7.45점), 가격(6.84점), 이용편리(7.44점) 등 네 가지 항목 모두에서 1등을 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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