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헬릭스미스 쇼크'…임상 3상 발표 연기

입력 2019-09-23 21:59   수정 2019-09-24 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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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잘 날 없는 바이오주에 또 악재가 터졌다. 헬릭스미스의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후보물질인 ‘엔젠시스’(VM202-DPN)의 글로벌 임상 3상 일부 결과 발표가 연기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다시 커지고 있다.


“약물과 위약 혼용 가능성”

헬릭스미스는 지난 7월 말 완료한 통증성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엔젠시스의 미국 임상 3상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일부 환자에게서 약물과 위약이 혼용됐을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23일 장 마감 후 공시했다.

지난 16일부터 3일간 미국 시카고에서 한 임상 결과 위약군 환자 일부의 혈액에서 약물인 엔젠시스가 검출됐다. 또 엔젠시스군 일부 환자에게서 약물 농도가 지나치게 낮은 것을 발견했다. 헬릭스미스 관계자는 “위약군과 약물군 간의 혼용 가능성을 시사한다”며 “현재 데이터만으로는 혼용 피험자에 대한 정확한 확인이 불가능해 별도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헬릭스미스는 오는 11월에 제출할 최종 보고서와 12월에 열릴 임상 3상 종료 미팅에서 조사 결과를 상세히 보고할 예정이다.

헬릭스미스는 엔젠시스의 안전성을 검증했다고 밝혔다. 임상 피험자 전원에게서 이상반응 빈도가 매우 낮았고 약물과 관련됐을 것으로 판단할 만한 중대한 이상반응은 없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주사 부위 반응도 한 건을 제외하고는 모두 경미한 사례였다. 회사 관계자는 “혼용 가능성과 상관없이 엔젠시스의 안전성은 입증됐다”고 했다.

하지만 약물의 유효성은 이번 데이터를 통해 정확하게 확인하기 어렵다. 피험약 혼용 가능성으로 약물과 위약의 효과가 크게 왜곡됐기 때문이다. 모든 피험자를 분석 대상에 포함해 1차 평가지표인 엔젠시스의 ‘3개월 통증 감소 효과’를 위약과 비교했을 때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 반면 약물 혼용으로 오류 가능성이 높은 환자들을 제외했더니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통증 완화 효과가 있었다.

헬릭스미스는 임상 전문가들로 조사단을 구성해 정밀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추후 법적 조치 가능성을 고려해 증거 수집과 정밀 분석을 거쳐 명확한 결론에 도달할 때까지 비공개로 조사할 것”이라고 했다.

정확한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후속 임상도 준비한다. 회사 관계자는 “다음 임상시험은 더욱 정밀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며 “지금보다 2~3배 작은 규모이며 2~3개 진행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후속 임상은 앞으로 6개월 안에 시작해 2021년 말~2022년 초에 모두 종료할 계획이다.

바이오주 전체에 파장 우려

헬릭스미스의 임상 3상 성공 여부는 최근 증권가의 큰 관심사였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헬릭스미스는 4600원(2.61%) 떨어진 17만1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헬릭스미스는 5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이 기간 13.96% 떨어졌다. 임상 결과 발표를 앞두고 불안해진 투자자들이 매물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바이오주 반등에도 투자 심리는 여전히 얼어붙어 있다”며 “헬릭스미스의 임상 결과 발표가 연기되면서 바이오주 전반에 충격이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올 들어 바이오주는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지난 5월엔 코오롱티슈진 인보사가 허가 취소 사태를 맞았다. 지난달에는 신라젠이 ‘펙사벡’의 3상 임상 중단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올 들어 KRX헬스케어지수는 25% 넘게 떨어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오는 27일 대장암 등 종양질환치료제 ‘아바스틴’의 바이오시밀러(복제약) 임상 3상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임유/최만수 기자 free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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