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열병 확산으로 中 돼지고기 값 80.9% 올라

입력 2019-09-24 14:57   수정 2019-09-24 15:12

세계 최대 돼지고기 소비국인 중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사태가 장기화하자 전 세계 돼지고기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중국 육류업체들이 자국 돼지고기 공급 감소로 해외에서 수입을 크게 늘리면서 세계 곳곳에서 돼지고기 가격이 치솟고 있다. 쇠고기 닭고기 등의 대체재 가격도 덩달아 오르면서 이른바 ‘육류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2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의 8월 돼지고기 수입량은 16만2900t으로, 지난해 동월 대비 76% 늘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의 누적 돼지고기 수입량도 작년 동기 대비 40.4% 증가한 116만3900t으로 집계됐다.

중국 육류업체들이 돼지고기 부족분을 수입 돈육으로 메꾸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보건당국은 작년 8월 처음 중국 대륙에서 ASF를 발견한 이후 사육 돼지를 대량 살처분하고 있다. 민간에선 최소 1억5000만마리의 돼지가 살처분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난주 기준으로 중국의 돼지고기 가격은 전년 대비 80.9% 올랐다.

대(對)중 수출이 늘어난 다른 국가들도 돼지고기 가격이 오르고 있다. 영국에서는 돈육 가격이 작년보다 26% 상승했다. 2017년 11월 이후 최고치다. 유럽 지역의 돼지고기 가격상승률은 평균 5%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세계육류가격지수도 올 들어 10% 가까이 오르면서 2015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선물시장에서 돼지고기 12월물 가격은 이달 들어 4.5% 올랐다.

소고기, 닭고기 등의 대체재 가격도 오름세다. 브라질에선 닭가슴살과 닭다리 소매가격이 16% 올랐다. 호주에선 양고기 소매가격이 14% 뛰었고 뉴질랜드 역시 소고기 가격이 사상 최고치로 올랐다. 중국의 8월 소고기 수입량은 13만619t으로, 전년 동기대비 32.4% 늘었다. 냉동 닭고기 수입량도 같은 기간 51% 증가한 6만7074t을 나타냈다.

WSJ는 “중국이 육류 사재기에 나서면서 전 세계 육류 공급에 압력이 가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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