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이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을 명예훼손으로 고발했다.
최순실은 24일 법률대리인을 통해 서울중앙지검에 손석희 사장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했다. 또한 손석희 사장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장을 접수하기도 했다.
최순실은 고소장을 통해 "태블릿 PC를 사용한 적도 없고, '시선실세'도 아니다"며 수사를 촉구했다.
뿐만 아니라 "손석희 사장은 즉시 삭발하고, JTBC 사장 및 '뉴스룸' 진행자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불편한 감정을 내비쳤다.
최순실은 2016년 10월 24일 방송된 '뉴스룸'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드레스덴 연설문을 직접 수정했다는 의혹과 함께 '비선실세'로 거론됐다. 이를 시작으로 최순실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관계가 알려졌고,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지면서 촛불집회가 시작됐다. 결국 박근혜 전 대통령은 탄핵됐다.
해당 문건은 당시 JTBC 기자들이 입수한 태블릿PC에 저장돼 있었다. '뉴스룸'은 태블릿PC에 최순실의 '셀카'가 여럿 저장돼 있었다는 점, 개인적인 문서가 발견됐다는 점을 근거로 해당 태블릿PC를 최순실이 사용했으며, 국정농단의 증거라고 보도했다.
최순실은 고소장을 통해 "JTBC 보도와 달리 태블릿PC를 사용하거나 이를 이용해 연설문을 고친 적이 없다"며 "무엇보다 고소인은 박근혜 대통령을 허수아비로 세우고 그 뒤에서 국정농단을 한 비선실세가 결코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JTBC의 보도를 "허위보도"라고 칭하면서 "진실을 국민들께 알리는 것이 의무라는 책임감으로 손석희 사장을 고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순실은 또 태블릿PC와 관련된 잘못된 보도를 바로잡겠다면서 미디어워치 변희재 대표의 항소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소명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변희재 대표는 JTBC가 태블릿PC를 조작했다는 허위사실을 퍼뜨려 JTBC 등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지난해 6월 구속기소됐다. 1심에서 징역 2년이 선고됐고, 지난 5월 보석으로 석방돼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다만 최순실이 주장한 태블릿PC 조작설을 법원에서 사실로 판단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변희재 대표와 극우 단체들은 최순실에 앞서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왔다. 이에 검찰과 법원,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국가기관에서 여러차례 검증이 이뤄졌다. 변희재 대표의 유죄를 선고한 1심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JTBC가 김한수(전 청와대 행정관)로부터 태블릿을 제공받았다고 주장하면서도 미디어워치가 구체적 소명자료를 제출한 바 없는 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태블릿 내용이 조작되거나 변조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 낸 점 등을 참고해 유죄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편 최순실은 앞서 자신이 거액의 재산을 숨기고 있다고 주장한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해서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장을 접수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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