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민의 지금 유럽은] 런던서 또 다시 퇴출 위기 몰린 우버…2개월 '한시 면허'

입력 2019-09-25 11:28   수정 2019-09-25 11:31


차량호출 서비스 업체인 우버가 유럽 최대 시장인 영국 런던에서 또 다시 퇴출 위기에 몰렸다. 런던시 산하 런던교통공사(TFL)가 승객 안전을 위한 대책 등이 부실하다는 이유로 정식 영업면허 갱신을 거절한 데 따른 것이다.

런던교통공사는 24일(현지시간) “우버가 신청한 정식 영업면허 갱신을 거부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2017년 9월 우버의 영업면허가 만료되자 공공안전 등을 이유로 이를 갱신하지 않기로 한 지 2년만이다. 공사는 25일 만료되는 우버의 임시 영업면허를 오는 11월 말까지 2개월만 추가 연장해 주기로 했다. 공사측은 “향후 (우버의) 정식 영업면허 신청에 대한 갱신 여부를 검토하기 전에 우리가 우버측에 요청한 추가 정보를 제출받아 들여다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영국 현지 언론들은 공사가 우버측에 오는 11월 말까지 승객 안전 등을 위한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한 것으로 분석했다. 공사는 우버가 탑승 공유와 보험, 운전자 관련 서류 등 승객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2017년 9월 첫 면허갱신 거부 당시에도 공사는 우버가 범죄 사건에 대한 보고 방식이나 우버 기사의 건강진단서 확보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우버는 소송을 제기했고, 런던 웨스트민스터 치안판사 법정은 지난해 6월 우버에 15개월간 런던에서 영업할 수 있는 면허를 승인했다. 한시 면허 승인에 대한 전제 조건으로 우버 이사진에 비상임이사를 세 명 포함하고, 운영모델에 변경이 있으면 4주 전에 이를 런던교통공사에 통보하도록 햇다. 승객으로부터 범죄에 대한 잠재적인 신고가 있을 경우 즉시 런던 경시청에 신고하도록 하는 조건도 포함됐다.

런던교통공사의 이날 결정에 대한 반응은 엇갈렸다. 런던택시기사협회는 “우버가 여전히 공공안전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준 것”이라며 “시장에서 우버의 부도덕적인 전략을 영원히 중단시키야 한다”고 주장했다. 런던의 명물로 손꼽히는 택시인 블랙캡은 지난해 기준으로 2만대를 넘는다. 우버의 절반 가량에 불과하다. 가격도 우버가 30% 가량 저렴하다. 이 때문에 블랙캡 기사들은 우버 서비스 폐지를 주장하며 2014년 6월 런던 거리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사디크 칸 런던시장도 런던교통공사의 결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변인 성명을 통해 “런던에서 우버가 얼마나 강력하고 큰 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우버는 법을 따라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우버노조는 정식 영업면허가 또 다시 거부되면 4만5000명에 달하는 우버 기사들이 순식간에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우버측은 런던교통공사의 이날 발표에 대해 “런던교통공사는 신뢰할 수 있는 동반자로서,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계속해서 경청하고 배우고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런던=강경민 특파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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