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아들도 수사…가족 4명 모두 기소 가능성

입력 2019-09-25 16:01   수정 2019-09-26 00:45

검찰이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에서 허위로 발급받은 인턴증명서를 입시에 활용했다는 의혹을 받는 조국 법무부 장관(사진)의 아들 조모씨를 지난 24일 오전 소환해 25일 새벽까지 조사했다. 그동안 검찰 칼끝에서 한 걸음 비켜나 있던 조 장관 아들도 수사선상에 오르며 조 장관 가족 4명 모두 기소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서울대에서 허위증명서 발급 받아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조씨에 대해 위조사문서 행사 및 업무방해죄 적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아버지인 조 장관이 교수로 있는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로부터 2013년과 2017년 각각 허위로 인턴활동예정증명서와 인턴활동증명서를 발급받아 이를 지난해 연세대 대학원 입시에 활용했다. 검찰은 조씨가 허위증명서를 발급받는 데 조 장관이 깊이 관여했고, 조씨가 이를 알고도 입시에 활용했다고 보고 있다. 조씨는 국립대인 충북대 법학전문대학원에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과정에서도 허위 인턴증명서를 제출했다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가 적용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법조계에선 조 장관 가족 4명 모두 재판에 넘겨질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조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이미 사문서위조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앞두고 있다. 정 교수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증거인멸 교사,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추가 기소될 가능성이 높다.

조 장관 역시 지난 23일 자택 압수수색 영장에 자본시장법 위반, 증거인멸 교사 등 혐의가 적시됐다. 조 장관의 딸도 위조된 동양대 총장 명의의 표창장과 허위 인턴증명서 등을 대학 및 대학원 입시 과정에 활용한 혐의 등으로 고발당한 상태다.

검찰은 조 장관 아들 조씨의 ‘면접 평가점수표’ 등 일부 연세대 입시 자료가 사라진 데 대해서도 증거인멸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연세대 규정에 따르면 관련 자료는 4년 동안 의무 보관해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지난 23일 연세대를 압수수색한 결과 2016년부터 2018년 전기까지 총 5학기 동안 조씨를 포함한 모든 지원자의 면접 평가점수표가 증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조씨는 2017년 2학기 연세대 대학원 석·박사 통합 과정에 지원했다가 고배를 마시고 이듬해 1학기에 석사 과정에 재지원해 합격했다. 위조 의혹을 받는 서울대 인턴증명서는 2018년 지원 당시에만 제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경심 포토라인 선다

조씨를 제외한 나머지 가족에 대한 검찰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은 이날 조 장관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의 ‘자금줄’로 평가받는 자동차 부품업체 익성의 이모 대표와 사내이사를 지낸 김모씨 등 임직원들을 소환조사했다. 검찰은 24일에는 조 장관의 5촌조카이자 ‘사모펀드 의혹’의 핵심 인물로 평가받는 조범동 씨의 구속기한 연장을 결정했다.

검찰은 이날 정 교수를 ‘사실상 공개소환’할 방침을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정 교수) 소환 일정은 정해진 바 없지만 (서울중앙지검) 1층 출입문을 통해 출입해야 한다는 원칙은 정해졌다”고 말했다. 한편 정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아들이 16시간 동안 조사받은 것과 딸이 조사 과정에서 모욕감을 느꼈다는 점을 알리며 “가슴에 피눈물이 난다”고 밝혔다. 하지만 검찰 관계자는 “조 장관 자녀에 대해 비공개 소환을 결정하는 등 배려했지만 조사는 통상적인 절차를 따랐다”며 “16시간 조사시간엔 휴식, 식사, 조서 열람, 수정 등이 포함됐다”고 말했다.

이인혁/안대규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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