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 외국계 소비재 회사 출신이 잇따라 들어왔다. 2006년 P&G에서 옮겨와 삼성전자 최초의 여성 글로벌 최고마케팅책임자(CMO)에 오른 심수옥 전 부사장이 대표적이다. 현재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센터(GMC)장인 이영희 부사장은 로레알, 최승은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실 전무는 존슨앤드존슨 출신이다.
최근에는 명품 및 패션회사 출신이 영입되고 있다. 새로운 소비 계층으로 떠오른 밀레니얼 세대(1981~1996년생)를 공략할 수 있는 ‘디지털 마케팅’에 정통하다는 이유에서다. 삼성 스마트폰의 리테일·이커머스를 총괄하는 윌리엄 김 무선사업부 글로벌다이렉트투컨슈머(GDC) 센터장(부사장)이 대표 사례다. 구찌, 버버리를 거쳐 영국 패션 브랜드 올세인츠 최고경영자(CEO)를 맡아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린 인물이다. 올해 ‘삼성맨’이 된 그는 “아날로그는 설탕보다 나쁘다”며 올세인츠의 마케팅은 물론 제조·물류·판매 등의 업무 과정을 디지털로 바꿨다. 온라인 판매 비중도 20%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삼성전자는 “소비자와의 접점을 강화해 스마트폰 판매 확대에 기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김 부사장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김경희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전략마케팅팀 전무는 지난해 티파니에서 옮겨왔다. 2016년 삼성전자에 들어온 이은영 한국총괄 온라인영업팀 상무는 랄프로렌 출신이다. 티파니는 창립한 지 18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가장 빠르게 변화하는’ 주얼리 브랜드로 꼽힌다.
삼성전자가 명품·패션업계 출신을 연달아 데려온 것은 오프라인 위주 유통 채널을 온라인으로 다변화하고 디지털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미래 소비자인 밀레니얼 세대와의 ‘접점’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세계 유명 인스타그램 이용자들과 ‘팀 갤럭시’ 글로벌 디지털 캠페인을 했다. 국내에서는 공식 제품 출시일보다 1주일 먼저 온라인 패션 스토어 무신사에서 중저가폰인 갤럭시M20를 판매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