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여성을 '미개발·저활용 자원'으로 놔둬선 안 된다

입력 2019-09-25 17:46   수정 2019-09-26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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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22년까지 중앙부처 고위공무원(실·국장급 이상)의 여성 임용 비율을 10%로 높이기로 한 것은 여성인력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지방자치단체 5급 이상과 공공기관 임원급도 20% 이상을 여성으로 채운다는 복안이다. 여성 고위직 비율은 중앙부처 6.7%, 지자체 15.6%, 공공기관 17.9%여서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

이 같은 방침은 공공부문에서 양성 균형인사를 선도해 자연스레 민간부문에도 확산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현재 중앙부처 6곳, 광역 지자체 5곳, 공공기관 68곳은 고위직에 여성이 한 명도 없는 실정이다. 공공기관 업무평가 때 여성 고위직 임용 비율을 반영키로 해 실현 가능성도 높아질 전망이다. 양성평등의 선진사회를 향해 한발 더 내디딘 셈이다.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여성인력 활용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국내 경제활동참가율은 지난해 남성이 73.7%인 데 비해 여성은 52.9%에 불과하다. 20년째 50%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15~64세)으로도 59.4%에 그쳐, 70~80%대인 북유럽 국가들은 물론 36개 회원국 평균(64.6%)에도 못 미친다. 경력단절, 유리천장, 남녀 임금격차, 부정적 인식 등이 여성 취업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여성인력 활용은 고령화와 저성장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 한국은행은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을 OECD 평균 수준으로 높일 경우 잠재성장률 하락을 20년간 연평균 0.3~0.4%포인트 완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도 한국의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이 남성 수준으로 높아지면 GDP가 2017년 대비 14.4%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성의 대학진학률이 이미 남성을 앞질렀고, 경제구조 변화와 4차 산업혁명 덕에 여성이 강점을 발휘할 분야가 갈수록 늘고 있다. 더 이상 여성을 ‘미개발·저활용 인적자원’으로 방치할 이유가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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