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가서 간담회 해놓고…민주 "전경련 간담회 아니다"

입력 2019-09-26 17:34   수정 2019-09-27 02:10

“전경련과의 간담회가 아니고 15대 기업과의 자리였습니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원내수석부대표·사진)이 26일 민주당 정책조정회의에서 한 말이다. 이 의원은 이날 인사말 대부분을 전날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방문과 관련한 해명에 할애했다. 이 의원과 홍영표 전 원내대표, 민병두 정무위원회 위원장 등 11명 의원으로 구성된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을 찾아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15대 주요 기업 임원들과 만났다.

이 의원은 “어제 모임은 민주당 지도부 차원이 아니라 의원들이 개별적인 차원에서 개최한 것”이라고 몸을 낮췄다. ‘전경련 간담회’였다는 것 자체도 부인했다. 그는 “장소가 전경련 회의실이었을 뿐 전경련을 탈퇴한 삼성 현대 등 4대 기업도 함께 참여했다”며 “장소를 바꿔보려고 했지만 시간이 촉박하다 보니 갈 만한 다른 공간이 구해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 의원은 전날 간담회에서 ‘정부는 노조 편이 아니다’고 한 자신의 발언과 관련해서는 “‘정부가 일방적으로 노조 편만은 아니다’는 뜻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제 발언 중 오해를 살 만한 내용이 있었다고 한다면 다시 한번 해명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전경련을 찾아 기업인을 만난 건 4년 만에 처음이었다. 2015년 9월 당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방문한 게 마지막이었다. 문재인 정부는 그동안 국정농단 사태와 연루됐다는 이유로 전경련과 거리를 뒀다.

이번 간담회는 ‘기업들이 처한 어려움을 현장에서 듣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겠다’며 민주당이 먼저 제안해 성사됐다. 이 의원은 정작 이날 회의에선 기업들의 목소리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국민은 문재인 정부 들어 왜 기업 환경이 어려워지고 있는지 이번 간담회를 통해 여실히 알게 됐을 듯싶다. 이날 이 의원의 사과를 지켜본 경제계 관계자는 “여전히 여권에선 기업의 기를 살리려는 움직임이 불편한 것 같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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