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등 학종비율 높은 13개 대학 실태조사

입력 2019-09-26 17:57   수정 2019-09-27 00:33

교육부가 학생부종합전형 선발 비율이 높고, 특수목적고 자율형사립고(자사고) 등 특정 학교 출신 학생 선발이 많은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전국 13개 대학의 실태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조사 과정에서 위법 사안이 드러나면 특정감사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학생부종합전형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학부모의 영향력이 미칠 가능성이 큰 비교과 영역 등을 전형 요소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비교과 영역, 평가 제외 방안 검토

교육부는 26일 서울 여의도동 교육시설재난공제회에서 제13차 교육신뢰회복추진단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대입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크다”며 “학부모의 힘이 자녀 대입에 영향을 주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으며, 과감하게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우선 학생부종합전형을 통해 학생을 선발하는 비중이 높고, 특목고와 자사고 출신 학생 선발 비율이 큰 건국대 광운대 경희대 고려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포스텍 춘천교대 한국교원대 홍익대 등 전국 13개 대학 실태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이 중 연세대와 고려대, 홍익대는 종합감사 대상이다. 조사 과정에서 대입 기본사항과 관계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되거나 비위 사실에 대한 제보가 접수되면 특별감사로 전환할 계획이다.

학생부종합전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제도 자체도 원점에서 재검토한다. 학생부종합전형에서 비교과 영역의 핵심으로 꼽히는 ‘자·봉·동·진(자율활동·동아리활동·봉사활동·진로활동)’ 등을 평가에 반영하지 않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여론 수렴 절차를 거쳐 비교과 영역을 전형 요소에서 제외하는 방안은 물론 입시제도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제고할 방법을 폭넓게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다음달까지 실태조사를 마치고 학생부종합전형 개선 방안 등이 담긴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오는 11월 발표할 계획이다.

“정시 비중 확대 없다”

교육계에선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서 대입제도 개편을 지시했지만 교육부가 또다시 ‘땜질 처방’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대학 실태조사의 실효성 문제부터 제기된다. 13개 대학을 한 달간 조사해 학생부종합전형 운영 실태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실태조사를 통해 꼬투리를 잡아 비난의 화살을 대학으로 돌리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비교과 영역을 전형 요소에서 제외하면 사실상 학생부종합전형의 존재 이유가 사라진다는 의견도 있다. 교육부는 비교과 영역을 폐지하면 내신 성적과 교과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위주 정시 비중 확대 방안을 논의 대상 자체에서 제외했다는 점에도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박 차관은 “교육부는 정시 비중을 확대한다고 해서 대입 공정성이 강화된다고 보지 않는다”며 “11월 발표하는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에도 정시 비중 확대와 관련된 내용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날 교육부가 공개한 13개 대학의 특목고·자사고 출신 신입생 비율(2019학년도)을 보면 포스텍이 56.8%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서울대(41.3%), 서강대(35.6%) 순이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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