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의료재단이 회생계획안을 인가 받음에 따라 경영 정상화의 길이 열리게 됐다. 경영난을 겪는 병원들의 구조조정에 새 모델이 제시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26일 서울회생법원은 제일의료재단의 회생계획안을 인가했다. 채권자 동의율은 회생담보권 97.46%, 회생채권 79.94%로 인가 기준을 크게 넘어섰다.
회생계획안에 따라 제일의료재단은 서울 중구 묵정동 부지 3분의 2 가량을 파빌리온자산운용에 매각해 550억원을 받고, 지역 새마을금고로부터 'DIP금융'을 통해 350억원을 추가 확보한다. 이 자금을 통해 제일의료재단은 담보권 660억원 등 모두 1069억원에 달하는 부채를 변제할 계획이다.
제일의료재단의 이번 회생은 기적적으로 성사됐다. 지난해부터 병원 정상화를 위해 매각 작업을 진행해 왔지만 마땅한 인수자를 찾지 못했다. 배우 이영애 씨가 포함된 컨소시엄이 한때 인수를 추진하기도 했지만 최종 매각에는 성공하지 못했고, 경영진이 원매자를 찾지 못하는 사이 병원 경영은 계속 악화됐다.
그러다 지난 6월 파빌리온자산운용의 부지 인수 방안 등이 제시되면서 회생 작업이 본격화됐다.
한 구조조정 업계 관계자는 "과거 보바스 병원 사례처럼 경영난에 처한 병원을 M&A로 되살리는 건 쉽지 않다"면서 "제일의료재단의 경우 부지 매각을 통해 병원 자체의 경영권을 정상화하는 방안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병원 구조조정의 새 장을 열었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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