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토끼 잡을까, 집토끼 지킬까"…이통사들 '3색 가족결합 할인'

입력 2019-09-29 08:00   수정 2019-09-29 08:03



이동통신사들이 저마다 다른 '가족결합 할인' 서비스로 고객 잡기에 나섰다. 이통3사가 시장점유율에 따라 서로 다른 전략을 취한 게 눈에 띈다.

'가족결합 할인'은 산토끼(신규고객)를 잡고 집토끼(기존고객)를 지키는 이통사의 대표적 서비스로 꼽힌다. 시장 절반에 달하는 점유율로 업계 1위를 달리는 SK텔레콤은 '집토끼' 위주, 2위 사업자 KT는 '산토끼' 중심의 전략을 펼치고 있다. 3위 사업자 LG유플러스는 집토끼와 산토끼를 아우르는 전략으로 맹추격하는 양상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이동전화 가입기간을 합산해 가족결합 할인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T끼리 온가족 할인'은 가족 구성원 이동전화 가입 합산기간이 20년을 채우지 못하면 기본요금제 월정액 할인을 제공하지 않는다. 합산기간이 20년 이상~30년 미만은 가족결합 서비스를 이용하는 구성원 모두에게 10%를, 30년 이상이면 30%를 할인해준다.

오랜 충성 고객이 유리하게끔 설계했다. 가입 합산기간에서 약정할인 프로그램 이용기간을 제외하고 월 단위를 절사하는 방식은 서비스 가입 문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예컨대 7년11개월 가입자와 12년10개월 가입자의 가입기간을 합산하면 20년 9개월이지만, 가입년수만 더해 19년밖에 인정받지 못해 요금 할인을 전혀 못 받는 식이다.

SK텔레콤은 가족끼리 총 5대까지 이동전화를 묶을 수 있다. 결합 회선 명의는 각각 달라야 한다.

'T끼리 요금제'나 '전국민 무한 요금제' 등 2015년 4월 이전 출시된 SK텔레콤 요금제를 쓰는 경우는 가족의 합산기간이 10년 미만이라도 10%의 할인을 제공한다. 10년 이상~20년 미만은 20%, 20년 이상~30년 미만은 30%, 30년 이상은 50% 할인율이 적용된다. 다만 이 요금제들은 이후 출시된 요금제들보다 요금 수준이 더 높아 실제 내는 금액은 현행 가족결합 할인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SK텔레콤은 설명했다.

2위 사업자인 KT는 집토끼보다 산토끼 유인에 공을 들인다.

KT의 '우리가족 무선결합'은 동일 명의 2대를 포함해 최대 5대까지 이동전화를 결합할 수 있다. 신규 모바일끼리 결합하거나, 신규와 기존 모바일 결합 시 신규 모바일을 할인해주는 상품이다.

기존 KT 고객의 경우 기기를 변경하거나 재약정 시 동일한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신규고객과 기기변경, 재약정 고객 모두 개통·가입일 기준 다음달 말일까지 결합 신청을 해야 혜택을 받는다.

비싼 요금제를 쓸수록 할인 금액은 늘어난다. 순액요금제 기준 8만4700원 이상 내는 고객에게는 1만1000원 할인, 2만3100원 미만 납부 고객에게는 1100원 할인해준다.

LG유플러스는 집토끼, 산토끼 가리지 않는다. 쫓아가는 입장인 만큼 안팎 구분 없이 공격적인 할인 정책을 택하고 있다.

LG유플러스의 'U+가족무한사랑'은 기존고객과 신규고객 모두에게 할인을 제공한다. 최소 2개에서 최대 4개 회선까지 결합할 수 있다. 같은 명의 휴대번호가 2개 이상일 경우에도 가족 결합이 가능하다. 일시정지 중인 가족도 결합에 포함할 수 있다.

할인액은 결합인원과 요금제에 따라 달라진다. 사용 요금제가 비싸고 결합인원이 많을수록 할인폭이 커진다. 데이터 요금제가 월 정액 4만8400원 이상일 경우 가족 2명이 결합하면 각각 3300원, 3명은 4400원, 4명은 5500원이다.

이와 함께 가족끼리 나눠쓸 수 있는 추가 데이터도 제공한다. 2~3회선 기준 500메가바이트(MB), 4회선 기준 1000MB를 무료로 준다.

LG유플러스는 가족결합 할인에 장기고객 할인을 더할 수도 있게 했다. 가족의 합산기간이 15년 이상~30년 미만일 시 가구당 월 1만1000원을 추가 할인해 준다. 30년 이상일 경우에는 월 2만2000원을 할인한다. 장기고객 할인은 가족 구성원의 일시정지 또는 이용정지 기간은 포함하지 않는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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