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이사장은 셀트리온의 창업에도 크게 공헌했다. 서 회장이 실업자가 됐을 때 그가 알뜰살뜰 모은 종잣돈 5000만원을 선뜻 건네지 않았다면 지금의 셀트리온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박 이사장은 서 회장이 아무리 늦게 귀가해도 회사일과 관련해서는 한 번도 불만을 드러낸 일이 없다. “남편은 밤 10시 전 집에 온 적이 없을 정도로 몸이 부서져라 일했어요. 퇴근하고 오면 발은 퉁퉁 부어 있고 입에서 단내가 났습니다. 이렇게 힘들게 일하는데 돕지 않을 아내는 없을 겁니다.”
박 이사장은 ‘램시마’의 유럽 허가를 기다리던 2013년을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 회고했다. 그는 “말은 안 했지만 혼자 고군분투하는 남편의 모습을 지켜보며 존경심을 느꼈다”고 했다. 서 회장은 신체포기 각서를 쓰고 사채를 빌리면서도 가족에게 이야기한 적이 없다. 술에 취해 집에 온 적이 한 번도 없을 정도로 자기관리가 철저한 사람이라고 그는 말했다. “남편은 회사가 아무리 어려워도 직원 월급을 한 번도 밀리지 않게 했을 정도로 책임감이 강한 사람입니다. 지금까지 버텨준 남편과 믿고 따라준 셀트리온 직원들에게 감사한 마음뿐이에요.”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