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매각 4수생' KDB생명, "이번엔 다르다"...셀링 포인트 5가지

입력 2019-09-30 15:05   수정 2019-09-30 17:17

≪이 기사는 09월30일(14:05)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이 KDB생명 매각 절차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매각주관사로 선정된 크레디트스위스(CS)와 삼일회계법인은 매도자 실사를 최근 마치고 30일 매각공고를 냈다.

산업은행은 내달 중 글로벌 계리자문사 밀리만(Milliman)의 보험계약 가치평가가 나오면 이를 잠정적 하한선으로 삼아 입찰을 실시할 예정이다. 11월 초 예비입찰을 통해 투자의향서(LOI)를 받고, 적격 인수후보(쇼트리스트)를 발표한다. 목표는 연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인수협약(MOU)을 체결하고 내년 초 매각을 종료하는 것이다.

KDB생명은 2010년 3월 금호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산은이 떠안게 된 금호생명이 이름을 바꾼 것이다. 2014년부터 세 차례에 걸쳐 매각을 추진했으나 후보가 나타나지 않거나 최저입찰가 이상의 입찰가격을 제시한 곳이 없어 유찰됐다.

그러나 “이번엔 다르다”는 것이 산은의 설명이다. 2017년까지 매각을 추진할 때보다 훨씬 회사의 재무상황이 개선되었고 보험 계약의 질도 좋아졌다는 설명이다. 실제 KDB생명의 영업이익 규모는 2017년 623억 손실에서 작년 64억원, 올 상반기 69억원으로 증가세다. 매도자 측에서 바라본 KDB생명의 ‘셀링 포인트’ 다섯 가지를 정리했다.

①보장성 보험 비중 28%→80%
KDB생명은 2010년대 중반까지 고금리 저축성 보험을 대규모로 체결해 놓았다. 금리가 계속 떨어지는 상황에서 연 4%, 연 5% 수준의 높은 금리를 보장하는 저축성 보험의 존재는 갈수록 부담이 커졌다. 과거 세 번의 매각에서도 이로 인해 기업 가치를 높게 잡기 어렵다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지난 수년간 구조조정 기간을 거치면서 KDB생명의 보험계약은 대부분 보장성 보험으로 바뀌었다. 한동안 저축성보험을 거의 팔지 않고 만기가 다다른 저축성보험 계약의 해지를 유도한 덕분이다. 지난 6월말 기준 보장성보험 비중은 80%를 넘어섰다는 게 산은의 설명이다. 산은 관계자는 “24개 보험사의 평균 보장성보험 비중이 22%”라며 “KDB생명의 보험계약 질이 좋아졌다”고 강조했다.

특히 고금리 보장 계약의 비중이 줄었다. 확정금리형 상품 중에서 연 5% 이상을 주기로 약속한 상품계약의 비율은 2016년말 58%에서 6월말 47%로 감소했다. 변동금리형 상품의 비중은 2016년말 74%에서 6월말 72%로 내려갔고, 2016년에는 변동금리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고금리를 약속한 것이 많았지만 지금은 최저보증금리를 연 2~3%로 묶어둔 계약의 비중이 26%에서 56%로 커졌다.

②RBC 비율 108%→232.7%
보험사 건전성의 가장 주요 지표로 꼽히는 지급여력비율(RBC)도 2016년말 125.7%에서 6월말 232.7%로 높아졌다. 최저 수준이던 2017년말 108.5%에 비하면 괄목상대할 만한 개선이다.

작년 1월 산은에서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RBC 비율이 급격히 개선됐다. 보험사는 RBC 비율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보험계약 유치, 자산운용 등에 큰 제약을 받게 된다. 산은의 유상증자가 있기 전 매각을 추진할 때와 현재 상황이 달라진 가장 큰 배경이다.



③대체투자 비중 3.2%→8%
KDB생명은 지난 수년간 대체투자 분야 등에 투자를 하고 싶어도 RBC 비율이 낮았던 탓에 가장 안정적인 채권 투자밖에 할 수 없는 처지였다. 그러나 유상증자 이후 RBC 비율이 200%대를 회복하면서 최근에는 활발하게 해외 부동산 등 다양한 대체투자를 늘려가는 중이다. 장기 보험계약에 상응하는 장기 투자에서 높은 수익을 올린다면 회사의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다. KDB생명은 대체투자에서 연 5%대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KDB생명은 매도가능자산 대신 만기보유자산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산은 관계자는 “만기보유자산의 비중이 상위업체보다 더 높다”며 “만기 보유로 분류된 지 3년이 넘은 자산은 재평가를 통해 추후 평가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④부실자산 비율 0.38%→0.17%
KDB생명은 과거 투자자산 가운데 부실화된 자산의 비중이 높은 편이었다. 2016년에는 0.24%, 2017년에는 0.38%에 이르렀으나 현재는 0.17%까지 떨어졌다. 또 한때 200여개에 이르렀던 전국의 지점 수를 60여개로 대폭 줄여서 비용을 절감하고, 노사 합의를 통해 갈등의 소지를 줄였다.

⑤신상품 개발조직 확충
KDB생명은 수년간 구조조정을 겪으며 영업에도 제한을 받았고, 이는 업계에서 평가가 악화된 원인 중 하나였다. 그러나 최근 신상품 개발을 위해 전략기획부문 아래 상품개발팀을 꾸리고 인력을 대폭 확충해 우량 신규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기반을 확보하고 있는 중이다. 대체투자 등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운용인력도 상당히 늘렸다.

매수자 측에서 이런 셀링 포인트를 곧바로 받아들일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시장에서는 여전히 KDB생명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상당하다. 한 생명보험업계 관계자는 “돈을 받고 파는 게 아니라 오히려 지참금을 주고 팔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낮잡아 말했다. 동양생명·ABL생명이 조만간 시장에 매물로 나올 예정이라는 점도 잠재 매수자에게는 부정적 요인이다.

이에 대해 산은 관계자는 “과거의 모습만 가지고 KDB생명의 현재를 깎아내리는 것은 부당하다”며 “그동안 체질이 상당히 개선됐고, 매각이 되지 않더라도 이제부터는 순익이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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