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車시장 1위 노리는 도요타…'日 중견차 삼총사' 품었다

입력 2019-09-30 16:58   수정 2019-10-01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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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대 자동차업체인 도요타자동차가 스바루, 마쓰다, 스즈키 등 중견 차 회사들에 잇따라 지분을 출자하며 품에 안고 있다. 폭스바겐그룹이나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를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라서기 위한 전략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본 내에선 중견 차 회사들이 ‘도요타 우산’ 안에 편입되면서 그렇지 않아도 ‘원톱’인 도요타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도요타차, 차세대 기술 경쟁 우군 확보

도요타는 지난 27일 일본 중견 자동차 제조업체인 스바루에 추가로 출자해 지분율을 종전 16.8%에서 20.0%로 높였다. 지분율이 20% 이상이 되면서 스바루는 도요타의 지분법 적용 대상이 됐다. 스바루의 연결 실적이 도요타에 영향을 주는 구조가 되면서 향후 스바루 경영에서 도요타의 ‘입김’은 더욱 강해지게 됐다.

도요타는 지난 8월 스즈키자동차와 상호 출자를 발표하면서 스즈키 지분 4.94%를 확보했다. 2017년에는 마쓰다 지분 5.05%를 취득하기도 했다.

도요타가 덩치가 적잖게 차이나는 차업체들과 제휴관계를 강화하고 나서는 것은 첨단기술 개발과 보급에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분석됐다. 커넥티드카, 자율주행차, 전기차 등 차세대 기술 경쟁에서 외국 주요 경쟁자들에 뒤처지지 않기 위한 대책이라는 설명이다.

도요타는 현재 자율주행 관련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소프트뱅크와 힘을 합쳐 모네테크놀로지라는 기업을 설립했다. 이 회사에는 도요타가 절대적 지배권을 확보한 다이하쓰공업과 히노자동차뿐 아니라 스바루, 마쓰다, 스즈키도 참여하고 있다. 최근 도요타가 중견업체에 자본 투자를 확대하는 것은 이 같은 기술 동맹의 고리를 더 탄탄히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여기에 스바루가 수평대향엔진, 마쓰다가 로터리엔진 등 전기차 분야에 널리 활용할 수 있는 독자엔진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기술 시너지 효과도 작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자동차 사장은 “도요타와 스바루가 상호 강점을 지닌 부문에서 관계를 심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서 폭스바겐·르노 제친다

도요타가 일본 중견 차 업체들과 연대를 강화하는 것은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덩치를 키우려는 의도도 있다. 당장 527만 대 규모 일본 자동차시장에서 ‘범(汎)도요타 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은 65%에 이를 전망이다.

이와 함께 폭스바겐그룹이나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르노·닛산·미쓰비시자동차 연합)와의 규모 싸움에서 앞서 나가기 위해 일본차 업체들과의 협력을 극대화하겠다는 생각이 도요타의 발길을 재촉했다.

지난해 기준 도요타(1060만 대)와 지분법 적용 대상인 스바루(100만 대) 생산 대수를 합치면 1160만 대가 된다. 세계 1위를 놓고 경쟁을 펼치는 폭스바겐그룹(1083만 대)이나 르노·닛산 얼라이언스(1075만 대)를 따돌리게 된다.

도요타는 2007년 미국 GM을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라섰다. 2010년 브레이크 문제로 대규모 리콜을 겪은 뒤 1위에서 멀어졌다가, 폭스바겐의 ‘디젤게이트’ 직후인 2016년 다시 1위에 올랐다. 이후엔 다시 1위에서 밀려났다.

도요타의 경영은 아우디, 포르쉐 등 독자 모델을 산하에 두고 있는 폭스바겐그룹을 참고하고 있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시장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스바루의 사륜구동차와 스즈키의 경차 등 다양한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는 얘기다.

중견 업체들의 장점도 도요타 약점을 보완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경차 분야에 집중하며 인도 등 신흥국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온 스즈키는 도요타가 지니지 못한 강점이 적지 않다는 평가다. 미국 시장에서 입지가 상당한 스바루는 미국 시장 공략의 새로운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시각이 많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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