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비해 한국의 해외 금융투자 실적은 초라하다. 30일 한국은행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해 투자소득수지는 42억달러(약 5조원)에 그쳤다. 일본의 45분의 1 수준이다. 전체 경상수지 흑자 764억달러(약 92조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6%로 미미한 수준이다.
한국도 일본처럼 상품 수출로 축적한 자본을 수출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제조업 수출만으로 성장하는 건 한계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자본 수출로 국부를 늘려 저성장에 따른 충격을 흡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내 연기금과 금융투자회사 등 ‘K머니(한국의 글로벌 투자자금) 큰손’들은 해외 자산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올해는 글로벌 투자은행들과 본격 경쟁하면서 랜드마크 자산을 쓸어담고 있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은 최근 미국 주요 거점에 있는 58억달러(약 7조원) 규모의 최고급 호텔 15곳을 사들였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은 자산의 60%를 기축통화인 달러로 보유하고 있다”며 “경기가 불확실할수록 글로벌 안전자산을 확보하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도용환 스틱인베스트먼트 회장은 “해외 투자를 통한 소득은 미래의 가장 중요한 먹거리”라며 “한국의 선진국 진입 여부는 자본 수출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유창재/조진형 기자 yoo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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