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한 붉은 색과 기하학적 구조의 책장 그리고 움직이는 인물이 만들어낸 거실의 풍경엔 긴장과 날카로움이 가득 차 있다. 아무것도 들어 있지 않은 책장, 선명한 색의 소화기는 인물을 둘러싼 불균형과 갈등을 암시하는 듯하다.
우리는 가정을 ‘스위트 홈’이라고 부르곤 한다. 하지만 그 속에 기쁨만 있는 건 아니다. 사람들이 모여 있는 모든 곳이 그렇다. 겉으로는 균형 잡혀 있고 아늑하지만 그 안에는 수많은 갈등과 모순이 존재한다. 작가는 가정이라는 물리적, 심리적 공간에서 살아오며 발견한 자신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왔다. 그것은 스스로를 탐구하고 치유하는 과정이며 인생의 한 단면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작업이기도 하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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