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7~11일) 국내 증시는 오는 10일(현지시각)로 예정된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에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미국 워싱턴DC에서 진행되는 협상에서 양국이 스몰딜(중간 합의) 이상의 결과를 내놓지 않으면 코스피지수를 포함한 세계 주식 시장은 급락할 가능성도 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주 코스피는 2030선을 중심으로 등락하는 주가 흐름이 예상된다.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우려와 기대가 공존하면서 주초반 중립 수준의 흐름을 보이다가, 회담결과 발표 이후 코스피가 빠르게 반응할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지난 1일 발표한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10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면서 경기위축에 대한 우려가 높은 상태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교착 상태를 반복 중인 미중 무역협상 관련 경계감이 미국 9월 ISM 제조업지수 하락으로 구체화됐다"며 "이는 미국 실물경기의 침체 우려를 자극하면서 국내외 증시의 낙폭만회 시도를 무산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협상에서 스몰딜 이상의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미국의 10월 ISM 제조업 지표 또한 부진할 수 있다"며 "경기 위축의 우려가 높은 만큼 미중 무역협상의 결과가 중요하다"고 했다.
미중 고위급 회담의 핵심 과제로는 중국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수출 규제 연기, 화웨이에 대한 동맹국의 금수조치 동참 유예, 대중국 관세부과 연기, 중국측 보조금 철폐, 위안화 절상 관련 합의 등이 꼽힌다.
이번 협상에서는 중국의 미국산 농축산물 구매 확대와 미국의 대중국 관세부과 유예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9월 미 제조업지표의 부진으로 미국의 관세부과 유예 또는 완화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경기침체 우려의 심화로 미 중앙은행(Fed)이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졌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침체 우려로 통화완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며 "이는 증시를 지지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중 무역협상의 경우 극적 타결 가능성은 낮지만 다급해진 트럼프 행정부가 가시적인 성과를 위해 양보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오는 8일 예정된 삼성전자의 올 3분기 잠정실적 발표도 주식 시장에 영향을 줄 요인이다. 한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 등에 대한 경계감이 고조되면서 매도보다 보유하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3분기 실적 발표가 시작되는 만큼 국내기업의 실적 추정치 움직임을 확인할 필요도 있다"고 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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