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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현시점에서 하반기 신흥국 증시 투자 환경은 어떻게 해야 할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미·중 무역분쟁의 끝과 중국 경기 둔화 개선세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보수적이어야 할 것이다. 먼저 신흥국의 인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내년에도 하향 안정세가 전망되는 만큼 완화적인 통화정책 환경은 지속될 것이다. 중국은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이 있지만, 미국산 콩 및 돼지고기 수입을 재개할 경우 인플레이션은 완만할 전망이다.
신흥국 경기 및 금융시장은 중국 경제의 하방 리스크에 여전히 노출돼 있다. 중국 정부는 공산당 창립 70주년 행사를 앞두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과의 협상 진전, 8월 금리 개혁안 같은 일련의 증시 안정화 작업을 하면서 중국 투자 심리를 회복시켰다. 그러나 7월에 이어 8월 자동차 판매를 위시한 소매판매, 산업생산 등 대부분의 경기 지표가 부진을 벗어나지 못했다. 2개월 연속 떨어진 생산자물가(PPI)는 공급 측면의 둔화가 수요로 전이될 리스크도 보여준다. 이런 경기를 반영한 역내 위안화 환율은 8월 초 이후 달러당 7위안 위에서 고착화되고 있다.
시장은 중국 정부의 ‘재정 찬스’를 내심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대외적으로는 무역분쟁의 장기화를 대비해야 하고, 대내적으로는 마이너스 재정을 더욱 확대하는 것은 부담이다. 결국 지표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재정정책보다는 중국 인민은행의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제시될 가능성이 높다. 이것이 단기간 내 중국 경기를 끌어올리기에는 충분치 않을 것으로 본다.
8월 신흥국 증시의 바닥이 확인되는 듯했지만 상승 추세가 연장되는 것은 기대만으로는 어렵다. 거시지표가 개선되거나 미·중 무역협상의 추가 진전이 동반돼야 한다. 시진핑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 모두 협상을 깨뜨리기에는 정치 생명에 가해지는 리스크가 너무 크다. 미 대선 전까지 1년여의 긴 시간이 남아 있다. 협상의 우위를 점하기 위한 트럼프의 변덕과 중국의 강공전략이 얼마든지 재개될 수 있다. 미·중 합의 과정에서 나타날 ‘강 대 강’의 모습은 위험자산의 가격 하락을 재차 부추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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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민 KB증권 WM스타자문단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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