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현금 확보 속도내는 포스코…올해 2兆 이상 끌어모은다

입력 2019-10-06 15:18   수정 2021-10-18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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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10월 06일 15:18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10월06일(15:18)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포스코가 올 들어 공격적으로 현금을 끌어모으고 있다. 국내외에서 채권 발행으로만 2조원 이상을 조달할 예정이다. 진행 중인 대규모 투자를 위한 실탄뿐만 아니라 경기침체에 대비한 현금까지 한꺼번에 쌓아두려는 움직임이란 분석이다.

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다음달 초 해외에서 5억달러(약 5970억원) 규모 채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채권 만기는 5년 수준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스탠다트차타드(SC)증권, 씨티글로벌마켓증권, BoA메릴린치, BNP파리바, HSBC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본격적인 발행준비에 돌입했다.

이 회사는 국내에서도 대규모 채권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7일 5000억원어치 발행을 위한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사전 청약)을 진행한다. 넉넉한 투자수요가 몰리면 발행금액을 최대 1조원까지 늘릴 예정이다.

포스코가 계획대로 국내외에서 채권 발행을 마무리하면 올해에만 약 2조7000억원을 확보하게 된다. 지난해 직접 금융시장에서 마련한 자금(1조97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이 회사가 고강도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기 직전인 2013년(2조2590억원)보다도 많은 금액이다. 창사 이후 가장 많은 자금을 조달할 전망이다.

한동안 차입을 자제했던 포스코는 최근 들어선 적극적으로 자본시장을 드나들고 있다. 장기간에 걸친 구조조정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되자 다시 적극적으로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다.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팔을 걷었던 2014년 말 27조4750억원에 달했던 이 회사 총 차입금(연결 재무제표 기준)은 올해 6월 말 19조8961억원까지 감소했다. 지난해 영업이익(5조5425억원)이 연간 기준으로 8년 만에 최대를 기록하는 등 실적도 회복됐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2조2715억원을 기록했다.

대규모 투자로 평소보다 많은 실탄이 필요해지면서 눈에 띄게 자금 조달규모가 증가하고 있다는 평가다. 포스코그룹은 2023년까지 철강사업 고도화와 2차전지 소재 등 신사업 기술력 향상 등에 총 45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은 상태다. 그 외에 추가로 대기오염물질 저감(2021년까지 1조700억원), 벤처기업 육성(2024년까지 1조원)에도 조(兆) 단위 투자를 한다고 추가로 발표했다.

경기하강 우려가 커진 것도 포스코가 현금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는 배경으로 꼽힌다. 미·중 무역전쟁에 일본과 무역마찰을 빚게 되면서 하반기 실물경제가 냉각되고 있다. 지난달 한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4%를 기록하며 8월(-0.04%)에 이어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주요 경제지표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물가마저 하락 조짐을 보이자 국내외 주요 기관들은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 ING그룹(1.4%), 모건스탠리(1.8%), 스탠더드앤드푸어스(1.8%), 골드만삭스(1.9%) 등 해외 기관들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1%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들의 자금조달 여건도 악화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적지 않다.

실제로 비관적인 경기 전망으로 금리가 크게 떨어지자 기업들은 계획보다 많은 금액을 선제적으로 조달하고 있다. 포스코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는 이달 말 원화채권 발행으로 확보한 자금을 내년 10월 만기 도래 예정인 차입금을 상환하는데 사용할 방침이다. 차입금 만기가 무려 1년이나 남은 시점에 유동성 확보에 나선 것이다. 기업들이 장기간 이같은 자금 조달전략을 이어가면서 올해 1~8월 일반 회사채 발행금액(33조5072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32.8% 증가했다.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인 지난해(35조6590억원)를 훌쩍 뛰어넘을 가능성이 높다.

IB업계 관계자는 “영업환경이 불확실해지는 상황에서 채권금리가 바닥을 다진 모습을 보이고 있어 지금이 대규모 현금을 저렴하게 확보할 기회라고 판단한 기업이 적지 않다”며 “4분기뿐만 아니라 내년에도 포스코처럼 선제적인 자금 조달에 나서는 기업들이 연이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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