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0월 06일 15:18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내 사모펀드(PEF)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가 아웃도어용품계의 ‘에르메스’라고 불리는 헬리녹스에 투자했다.
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스카이레이크는 헬리녹스의 우선주 33.3%를 300억원에 인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신주형태로 투자됐으며, 회사는 이 자금을 신규 사업 확장에 쓸 계획이다.
헬리녹스는 2011년 텐트폴 제조업체인 동아알루미늄의 사업부로 시작해서 2013년 별도 법인으로 독립했다. 동아알루미늄의 창업자인 라제건 회장의 아들인 라영환 사장이 회사 경영을 맡고 있다. 라 사장은 현재 헬리녹스의 지분 66.7%를 보유하고 있다.
헬리녹스는 캠핑족들 사이에서 최고급 캠핑 의자 브랜드로 인기를 끌고 있다. 초경량화 제품으로 경쟁 제품들의 10분의 1 정도의 무게인데다가, 접었을 때 크기가 신발 정도에 불과해 휴대하기 간편하다는 평가다. 디자인 역시 우수해서 글로벌 패션브랜드인 나이키, 슈프림 등을 비롯해 고급 자동차브랜드인 포르쉐 등 글로벌 업체들의 요청으로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최근에는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의 요청으로 ‘유리 피라미드 설치 30주년’을 기념하는 영화제의 관람 의자를 제공하는 등 국내에서보다 미국, 일본, 유럽 등에서 더 인기를 끌고 있다.
스카이레이크는 헬리녹스의 기술력에 주목해 이번 투자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헬리녹스는 동아알루미늄 개발한 초경량 제품인 알루미늄합금폴을 사용하고 있다. 항공기 소재에 버금갈만큼 가볍고 단단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동아알루미늄이 내놓은 제품은 글로벌 초경량 폴 시장의 90%를 차지하고 있을만큼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헬리녹스가 현지 디자이너와 협업을 통해 한정판 제품을 내놓는 등의 전략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명품 브랜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는 점 역시 투자 결정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는 매년 두자리수 이상의 실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6월 결산법인인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2017년 7월~2018년 6월)은 279억원, 50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10%, 30%씩 불어났다.
헬리녹스는 기술력과 높은 브랜드 가치를 이용해 사업을 확장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캠핑용품뿐만 아니라 일상 가구나 패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위해 올해 북미나 일본, 유럽 등에 지사를 설립하는 것을 비롯해 온라인 판매망 등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헬리녹스는 패션 선글라스업체인 젠틀몬스터에 이어 글로벌 시장에 명품 대접을 받는 국내 몇 안되는 브랜드 중 하나”라며 “현재 북미나 일본, 유럽 등에서는 제품이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가 있어 앞으로 성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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