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은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해외 진출에 공을 들여왔다. 특히 신흥국과 선진국 시장 특성에 맞춰 두 갈래 전략을 세운 것이 특징이다. 성장 잠재력이 큰 신흥국 시장에서는 중소기업 금융과 디지털 뱅킹 분야를 집중 공략해 왔다. 베트남에서는 호찌민 지점의 자본금을 확충해 기업금융 기반을 강화했다. 지난 2월에는 베트남 하노이 사무소를 지점으로 전환해 새로 열었다. 하노이 사무소는 2011년 베트남에 두 번째로 문을 연 지점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최근 베트남의 개발 및 투자가 북부 지역에 집중되고 있어 하노이는 또 다른 거점 시장이 됐다”며 “KB증권, KB손해보험 등 그룹 계열사가 함께 진출해 있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반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은 또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에 특화된 디지털 뱅킹 모델을 개발 중이다. 이를 기반으로 리테일(소매) 시장에 진출해 현지 고객들을 확보하겠다는 포부다.
최근 특별히 공을 들이고 있는 국가는 미얀마다. 허인 국민은행장은 지난달 초 문재인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해 미얀마를 방문했다. 미얀마 주 정부와 건설부가 추진 중인 저소득층 집단주거단지 조성사업에 주택 금융을 제공하기로 하는 등 협업 기반을 만들었다. 허 행장은 “이번 집단주거단지 조성사업을 지원이 미얀마에 주택금융 노하우를 전수하는 본격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며 “동남아 현지에 특화된 금융모델을 통해 시장 지위를 확대해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올 하반기 미얀마 정부의 3차 은행업 인가에 도전한다. 만약 인가를 받는다면 정식 법인을 설립해 현지 주민과 진출 기업들을 상대로 영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선진국에서는 기업금융(IB) 분야에 집중해 역량을 키워나가고 있다. 이를 위해 주요 글로벌 금융 중심 도시에 해외 IB 유닛을 별도로 운영 중이다. 올해는 영국 런던, 홍콩에 이어 미국 뉴욕에 세 번째 해외 유닛을 설치했다.
현재 국민은행은 10개국에 33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으며, 현지 채용 직원을 포함해 740명의 직원이 해외 각국에서 일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해외 진출 확대에 맞춰 글로벌 인력 양성을 위한 중장기적 인력 육성 체계도 만들고 있다”며 “업무 효율화를 위한 글로벌 정보기술(IT)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한 사전 준비 작업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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