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에 의한 직접 피해만 수십억 대, 생산차질에 따른 피해 감안하면 실질 피해 훨씬 더 커
태풍 미탁으로 피해를 입은 부산 강서구 화전산업단지에 있는 한 업체의 공장 모습.부산상의 제공.
태풍 ‘미탁’이 부산지역 산업단지 입주기업에게 예상외로 큰 피해를 줘 불황에 어려움을 겪어온 지역 경제에 우려를 더하고 있다.
부산상공회의소(회장 허용도)는 지난 4일, 현장에 조사인력을 긴급 가동해 태풍 피해를 확인한 결과 ‘화전산단 6로’의 피해가 가장 심했다고 7일 발표했다.
이 지역은 태풍으로 돌풍이 불어 공장 건물 지붕이 날아가거나 외벽이 무너졌고, 인근 공장에서 날아온 파편으로 외벽과 창문, 출입문 등이 파손되는 등 업체당 수억 원에 이르는 피해를 봤다. 복구가 진행되면서 피해 금액은 더 늘어 날 것으로 보여 강풍으로 인한 피해기업의 직접적인 피해액만 수십억 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심각한 피해를 본 기업 수만 17개 기업에 이른다.건물이 파손되면서 생산해 놓은 제품이 물에 젖거나 잠겨 피해를 본 기업도 적지 않았다. 생산시설이 파손되어 향후 조업에도 큰 차질이 예상되는 곳도 있었다. 생산차질에 따른 피해를 감안하면 피해규모는 앞으로 훨씬 더 커질 전망이다.
‘화전산단 6로’에 있는 기계부품제조 업체인 A사는 강풍으로 공장의 지붕과 벽면, 출입문과 창문이 파손됐다.파손 부위로 비가 새어 들어와 제품은 물론 생산 설비가 침수되어 생산차질이 불가피하다.뿐만 아니라 외부에서 날아온 파편으로 인해 사무동을 포함한 대부분의 건축물이 훼손됐다.파손된 건물의 패널은 훼손된 부분만 교체하는 것이 아니고 전체 프레임 점검은 물론, 블록 전체를 교체해야 돼 복구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피해업체는 예상했다.
자동차부품을 제조하는 B사도 사무동의 지붕과 벽면, 출입문 등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다.자재를 보관하는 야드의 차양시설과 크레인이 붕괴되면서 당분간 정상적인 생산이 어렵다.이 회사는 화재보험에 가입했으나 풍수해 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복구에 따른 비용 부담을 고스란히 업체가 안을 수밖에 없다.
기계부품을 제조하는 C사도 생산 공장과 사무동, 크레인 등 대부분의 시설이 피해를 입었고 조사당시 단전으로 모든 시설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복구에도 애를 먹고 있었다. 이 업체는 앞으로 복구에만 최소 1개월 이상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부산상의는 이번 태풍 ‘미탁’으로 인한 피해에 대한 신속한 지원을 요구하는 건의서를 부산시와 관할 지자체, 중기청 등 유관기관과 금융기관에 각각 전달했다.부산상의는 불황으로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기업들이 태풍 피해로 시설 복구에 따른 경영부담은 물론, 조업 차질에 따른 유무형의 피해가 확대될 수 있는 만큼, 복구비 지원을 포함한 종합적인 지원책을 조속히 마련해 줄 것으로 요청했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이번 가을 태풍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고 지금도 초대형 태풍이 올라오고 있는 만큼, 지역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한 태풍 피해 예방과 최소화를 위해 시설 점검을 철저히 하고, 부산시를 비롯한 유관 기관들도 피해 기업에 대한 신속한 모니터링과 지원 시스템을 보완하는 선제적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당부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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