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내각부는 지난 8월 경기동향지수 잠정치가 전월 대비 0.4포인트 낮은 99.3을 기록했다고 7일 발표했다. 미·중 무역전쟁 등에 따른 중국경기 둔화 등 해외경제 부진이 지표 악화의 주된 요인으로 꼽혔다.
내각부는 이와 함께 향후 지수 추세를 예상하는 기조 판단을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음을 뜻하는 ‘악화’로 낮췄다. 지난 3월 2013년 1월 이후 6년2개월 만에 악화로 낮춰졌던 경기 기조판단은 5월 이후 ‘하락이 멈춤’으로 바뀌었지만 다시 부정적으로 돌아섰다.
과거 기조 판단이 악화였던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파가 일본을 강타한 2008년 6월~2009년 4월과 2012년 10월~2013년 1월 두 차례에 불과했지만 올 들어선 벌써 두 차례나 악화로 평가받는 시기가 나왔다.
기조 판단이 악화로 나온 시기는 일본 정부가 사후적으로 종합 판단한 경기후퇴기와 겹치는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2012년 12월 이후 “완만한 경기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일본 정부의 경기에 대한 공식 판단이 바뀔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일본 정부는 각종 지표 외에도 고용현황과 기업 체감경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경기를 판단하고 있다.
소비세율을 8%에서 10%로 인상하는 조치가 이달에 강행된 것에 대한 비판도 커지고 있다. 경기둔화 추세가 뚜렷해지는 최악의 시점에 내수위축을 가져올 수 있는 대형폭탄이 투척됐다는 시각이다. 고바야시 신이치로 미쓰비시UFJ리서치앤드컨설팅 연구원은 “소비세율 인상 직전 경기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증세 조치가 적절한 것이었는지에 대한 논란이 불가피해졌다”고 지적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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