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생활가전과 TV사업의 수익성 개선 덕에 올 3분기 실적이 당초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실적)'를 기록했다.
LG전자는 지난 3분기(7~9월)에 매출 15조6990억원, 영업이익 7811억원의 잠정 실적(연결 기준)을 기록했다고 7일 공시했다.
매출은 역대 3분기 중 최대, 영업익은 2009년 이후 최대(매년 동기 기준)다.
영업익은 전년 동기(7488억원)보다 4.3% 늘었다. 당초 증권가의 컨센서스(평균 예상치) 6000억원을 게 웃도는 실적이다.
연간 기준으로도 사상 처음 영업이익 3조원을 돌파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LG전자의 올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2조3340억원이 됐다.
다만 4분기가 마케팅 비용을 가장 많이 쓰는 성수기임을 감안하면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에도 불구, 연 3조 영업익은 쉽지만은 않다는 분석이다.
LG전자의 2016~2018년 4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352억원 △3668억 △753억원이었다.
올 3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15조4270억원)보다 1.8% 증가했다. 역대 3분기 매출 가운데 최대, 3분기 누적 매출액도 역대 최대치다.
이날 잠정 실적 공시에서는 사업 부문별 구체적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LG전자 사업을 견인하는 H&A(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가 사상 처음으로 분기 5조원대 매출을 넘어섰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기청정기, 건조기, 의류관리기(스타일러) 등 신(新)가전 판매 호조에 냉장고·세탁기 등이 북미 등 해외에서 호실적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HE(홈엔터테인먼트) 사업부문은 LG전자의 올레드(OLED) TV와 삼성전자의 QLED TV의 경쟁 심화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프리미엄 TV 시장이 커지면서 2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추산됐다. 우호적 환율 효과도 실적을 뒷받침했다.
스마트폰 사업이 주력인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 사업본부는 적자 규모를 3000억원대에서 1500억~1700억원 수준까지 줄였을 것으로 추정됐다.
MC 사업부의 베트남 공장 이전, 퇴직금 등의 일회성 비용 정상화 및 생산수율 안정화 효과 등이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또 듀얼 스크린 채택 스마트폰 'V50 씽큐' 등의 활약도 적자 폭을 줄이는 데 기여했을 것으로 봤다.
LG전자가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VS(자동차부품솔루션) 사업본부는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수익성은 개선돼 적자폭을 500억원대까지 줄였을 것으로 봤다.
그러나 업계에선 LG전자의 4분기 실적을 다소 무겁게 점치는 분위기다.
LG전자의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생활가전 시장이 계절적 비수기에 접어드는 데다, 경쟁사와의 'TV 전쟁' 영향으로 가격 경쟁이 지속되면서 수익성 하락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최근 적자를 줄이고 있는 스마트폰 사업부는 다시 성수기(4분기) 진입에 따른 판촉 경쟁이 심화돼 적자폭을 더 줄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관측했다. 또 아직 5G(5세대 이동통신) 효과를 누리기에는 규모 면에서 부족하단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마케팅 비용을 최대한 줄이면서 인도 등 해외 사업 매출을 얼마나 늘릴 수 있는지가 4분기 실적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관련뉴스